코스피 6월 일평균 시가총액 대비 거래대금 비중 0.38%, 2000년 이후 최저
거래대금 규모도 금융위기 이전으로 급감
거래량도 2011년 11월 이후 최저치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주식시장 거래대금이 상장 종목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 2000년 이후 최저치인 0.38%까지 떨어지면서 증시 재앙이 현실화하고 있다.
거래금액 규모도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발발 이후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으며, 거래량 또한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주식 거래량 및 거래대금의 감소는 투자자의 투자 주저 및 이탈 현상에서 비롯된 것으로 거래 수수료를 주 수익원으로 하고 있는 증권업계의 경영난을 더욱 가중시켜 하반기 강력한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2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6월 코스피의 월간(거래일수 20일) 총 거래대금은 81조4129억원, 이 기간 일평균 거래대금은 4조70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발한 2008년 8월(총 거래대금 76조6713억원, 일 평균 3조8335억원) 이후 최저 수준이다.
특히 이 기간 일평균 시가총액 대비 거래대금이 차지한 비중은 0.38%로, 거래대금이 집계되기 시작한 지난 2000년 이후 최저치다. 2000년 이후 시가총액 대비 거래대금 비중의 평균은 0.71%, 표준편차는 0.22%였다.
6월 주식 거래량도 눈에 띄게 줄었다. 이 기간 총 주식 거래량은 74억6268만주, 일 평균 거래량은 3억7313만주로 각각 2011년 10월 73억544만주, 2011년 11월 3억5590만주 이후 최저치다.
평균 범위를 벗어난 거래대금 급감 추이가 올 상반기 내내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지난해 12월 4조9258억원이었던 일평균 거래대금은 올 1월 5조4171억원, 2월에는 6조8483억원으로 상승세를 타는 듯 했지만 3월 5조3681억원 → 4월 4조9650억원 → 5월 4조6911억원 →6월 4조706억원으로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거래급감의 가장 큰 배경은 주식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폭되면서 회복 여부를 가늠할 수 없다는 것이다. 유럽 재정위기의 악화가 재현되고 있는 데다가, 중국과 인도 등 신흥국들의 경기도 불황의 조짐이 엿보이고 있고, 무엇보다 내수 경기가 바닥을 치면서 국내 투자자들의 자금 조달여건이 크게 악화되고 있다. 이로 인해 되는 종목만 투자하겠다는 종목별 양극화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특히, 시가총액 대비 거래대금 비중이 0.3% 아래로 내려앉았다는 것은 아예 주식시장에서 빠져나왔거나 매수도 매도도 하지 않고 증시 흐름만 관망하겠다는 불안 심리가 가중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하반기에도 특별한 호재가 보이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더욱 거래규모는 더욱 떨어질 수 있다는 극단적인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이로 인해 비상이 걸린 것은 당연 증권업계다. 증권업계는 소매영업 기반의 위탁수수료가 전채 매출의 40% 가량을 차지하기 때문에 거래대금이 줄어들면 당연히 수익도 줄어든다. 업계에서는 주식 거래대금으로 맞출 수 있는 손익분기점을 6조5000억원으로 보고 있으나 이를 5개월째 밑돌고 있어 올 상반기 적자경영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일부 업체들의 경우 이미 구조조정을 시작했고, 이달부터 증권업계의 생존을 위한 다운사이징은 본격화 될 것으로 보인다.
토러스증권은 지난 5월 강남센터를 접은데 이어 7월에는 대구센터도 정리할 계획이다. 본점 하나만 남기고 모두 철수하는 셈이다. 하이투자증권도 6월 초부터 업무 추진비와 행사비, 회의비 등을 20% 감축했으며, 지난해 대규모 구조조정을 치룬바 있는 동양증권은 올해는 소매영업 부문의 축소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대신증권과 IBK증권, SK증권도 에너지 절약과 함께 광고·마케팅비를 탄력적으로 조절하는 방법으로 비용 절감에 나서고 있으며, 교보증권은 전기료와 더불어 직원들의 여비교통비와 소모품비까지 단속하고 있다.
채명석 기자 oricms@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