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별 하반기 투자기상도 ④ | 교보증권 김형렬 투자전략팀장
하반기 증시에도 유럽 재정위기는 꾸준히 영향력을 행사할 전망이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연초부터 시행된 장기국채교환프로그램(LTRO)의 효과가 중앙은행의 직접 개입이 아닌 시중은행을 이용한 간접 성격이 짙다 보니 금융시장 안정효과에 제한된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그렇다고 마냥 얼어붙은 모습은 아니다. 정책적 회복 시도가 기대된다는 얘기다. 김 팀장은 “글로벌 중앙은행의 정책공조로 인해 불확실성이 해소되며 회복시도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에 따라 신흥국 주식시장을 포함한 위험자산의 선호도가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역설했다.
하반기 주식시장의 복병은 유럽 보다 중국에 있다. 김 팀장은 “1분기를 저점으로 성장세가 기대됐던 중국이 내수경기가 약화되면서 성장 감속이 빨라지고 있다”면서 “유럽악재는 금융변수에 단기적으로 악영향을 주지만 중국악재는 우리 수출을 포함해 실물경제에 직접적 타격을 준다는 점에서 주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중국이 정권 이양기에 접어들어 성장유지를 위한 다양한 정책마련을 준비할 것이라는 기대는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김 팀장은 하반기 주식시장에서 눈여겨 볼 것은 해외 시장 뿐만 아니라고 지적한다. 그는‘국내 기업실적’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팀장은 “단기적인 금융혼란에 흔들리기보다 우리 기업의 신뢰가 어느 때 보다 필요한 때로 판단된다”고 피력했다. 실제로 국내기업은 미국 국가신용등급 강등 및 유럽 재정위기 확산 과정에도 이익 성장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전체 기업이익은 순이익 기준으로 약 96조원을 기록했는데, 현재 2012년 추정 이익은 약 110조원 규모다. 김 팀장은 “글로벌 경기둔화 영향으로 하향조정의 가능성은 높지만 100조원 돌파 가능성은 높은 편”이라면서 “즉 우리 주식시장의 적정가치가 상승했다는 뜻으로 하반기 주식시장은 금융 불안이 안정되었을 때 저평가 매력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그는 하반기 유망 업종으로는 상반기 지수상승을 주도한 IT, 자동차 업종을 지목했다. 김팀장은 “삼성전자, 현대차, 기아차 세 기업의 2012년 예상 순이익은 전체기업의 약 35%를 차지할 만큼 절대적”이라고 설명했다. 김 팀장은 유망업종에 이어 ‘기대할 만한’ 업종에 대한 제언도 곁들였다.
그는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로 인해 산업재 섹터의 전망은 중립적이지만, 금융불안을 이유로 수요가 억압되고 있는 산업인 만큼 시장심리가 안정될 경우 수요가 빠르게 개선될 여지가 있다”면서 “조선, 건설, 기계업종 중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물산, 현대건설 등의 관심은 유효해 보인다”고 언급했다. 반면, 비추천 업종으로는 스타일 투자 측면으로 소외되고 있는 통신, 유틸리티 업종 등을 꼽았다.
김 팀장이 제시한 하반기 예상 코스피 밴드는 1850~2250P이다. 그는 “현재 우리주식시장의 적정가치(Fair value)는 약 1980p로 산출되는데 그 만큼 기업실적의 규모가 달라졌음을 의미한다”면서 “글로벌 경기침체 영향에서 한국도 자유로울 수는 없겠지만, 우리기업이 최근 수년간 보여준 위험관리능력과 IT, 자동차 분야의 성장이 쉽게 바뀌지 않는다면 상승 잠재력은 더욱 배양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역설했다.
이코노믹 리뷰 박지현 jh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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