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팎 탄탄' 호텔신라, 103% 올랐다
삼성전자 41% 상승… 삼성카드는 47% 떨어져 꼴찌
[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한국 경제를 대표하는 삼성그룹의 상장 계열사들이 올 상반기 주가흐름에서 극명한 희비곡선을 그려 주목을 받고 있다. 탄탄한 실적과 중국 소비확대 수혜를 앞세운 호텔신라가 독보적인 주가 흐름을 보였고 매분기 최대 실적을 내놓고 있는 삼성전자도 좋은 성적을 냈다. 반면 업황 악화, 실적 부진 등으로 금융 관련 계열사들의 성적표는 내밀기조차 쑥스러울 정도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그룹의 상장 계열사 17개의 28일 기준 평균 주가는 전년 6월 말 대비 5.11%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13.4% 하락한 것에 비교하면 상당히 선방한 것이다.
그러나 계열사별 주가는 극과 극을 달렸다. 성적이 가장 좋은 곳은 호텔신라였다. 호텔신라는 지난해 6월 말 대비 주가가 103.33%나 올랐다. 지난해 상반기 말 27만원대였던 주가는 올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5만6000원대까지 치고 올라갔다. 탄탄한 실적과 중국 소비확대에 따른 수혜가 주가를 끌어올렸다. 호텔신라는 올해 1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32.1% 증가한 4868억2100만원, 영업이익은 107.2% 급증한 307억8100만원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호텔신라의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00% 이상 늘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외국인 매도공세에 주가가 많이 내려오긴 했지만 상반기에 선전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6월 말 대비 주가가 41% 상승하며 호텔신라에 이어 그룹 내 주가 상승률 2위를 차지했다. 상반기 삼성전자는 원맨쇼를 제대로 보여줬다. 올 들어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던 삼성전자는 4월 들어 하루가 멀다 하고 역대 최고치를 다시 썼고 증권사들의 목표주가 상향 조정도 이어져 200만원까지 올라가기도 했다. 이 밖에 전년 대비 상반기 주가가 상승세를 나타낸 곳은 삼성전기(11.17%), 에스원(3.26%), 제일기획(15.14%), 크레듀(6%) 등 4곳이다.
반면 주가 상승률 최하위를 기록한 곳은 삼성카드였다. 삼성카드는 지난해 6월 말 대비 주가가 47% 넘게 하락했다. 37% 하락한 삼성증권이 그 뒤를 이어 금융주들이 최하위권을 형성했다. 업황 악화와 부진한 실적이 주가를 끌어내렸다. 삼성카드는 올해 1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67.5% 증가한 1조370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6710억원, 5087억원으로 각각 494%, 399% 증가했다. 그러나 삼성에버랜드 매각이익 등 일회성 요인을 제외할 경우 1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약 30% 감소했다. 3월 결산법인인 삼성증권의 지난 회계연도 매출액은 전년 대비 1.3% 감소한 2조5274억원, 영업이익은 37.8% 줄어든 2108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1368억원으로 42.3% 감소했다. 업황부진으로 삼성엔지니어링(-31%), 삼성중공업(-24%), 제일모직(-22.7%), 삼성물산(-22.2%) 등도 주가 하락폭이 컸다.
한편 역설적으로 주가낙폭이 가장 깊었던 삼성카드에 대해서는 하반기 상승전환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삼성 에버랜드 지분 매각 등으로 실탄을 마련한 삼성카드가 주가 부양에 나설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업계에서는 10월 삼성의 최고경영자(CEO) 평가에 앞서 삼성카드가 주가 끌어올리기에 적극 나서지 않겠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우다희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에버랜드 매각과 관련해 현금화된 무수익성 자산에 대한 활용가능성으로 시선을 옮길 필요가 있다”면서 “삼성카드의 2012년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상장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주가수익비율(PER)도 11.2배로 떨어지며 매력적인 저평가 구간대로 진입했다”고 분석했다.
송화정 기자 panca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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