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상위 1% 산다는 성수동 갤러리아포레, 저층은 미분양인데 로열층은 프리미엄
부동산시장의 침체 속에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거래가 얼어붙어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가 사그라지고 이로 인해 매매가 더욱 위축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이에 따라 거래의 기준도 '살(Buy)만한 집'에서 '살(Live)만한 집'으로 바뀌고 있다. 주거의 질을 따지는 거래 패턴은 서민층에선 강소주택 선호현상으로, 일부 부유층에선 최고급 주택을 웃돈을 주고라도 사겠다는 선별현상으로 각각 나타나고 있다. 실속 아니면 최고급이란 양극화가 나타나는 이유다.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 실태를 사례를 통해 분석해본다.<편집자주>
[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미분양 단지인데도 5억원 씩이나 웃돈이 붙은 아파트. 주택시장 침체기에 양극화의 단면을 그대로 보여주는 아파트단지가 화제다. 주인공은 한화건설이 상위 1% VVIP를 겨냥해 공급한 '갤러리아 포레'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위치한 주상복합아파트로 229가구가 2개 동에 입주해 있다. 지상 3~45층, 233~337㎡로 구성됐으며 2008년 3월 최초 분양되기 시작했다. 분양가는 3.3㎡당 4300만원 선에 달한다. 분양 당시 최고 분양가로 이목을 끌기도 했다.
실제 거주자들 역시 소득 상위 1%에 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갤러리아포레 거래를 맡고 있는 중개업소 관계자는 "CEO나 변호사, 의사, 유명방송인 등이 주로 산다"고 말했다. 30억원 안팎의 분양대금을 한꺼번에 치를 정도의 큰손들도 적잖다. 분양 관계자는 "금액이 워낙 큰 데도 계약금, 중도금으로 나눠 내지 않는 사람들도 꽤 있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아직 233.99㎡, 268.35㎡, 300.60㎡ 등이 미분양으로 남아있다. 워낙 비싼 아파트여서다. 지난해 7월부터 입주가 시작됐으며 현재 입주율은 약 80%라는 게 주변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공급물량 가운데 5분의 1 정도가 팔리지 않았는데도 인기 주택형은 웃돈이 붙어있다. 가격이 더 비싸도 전망 좋은 '로열층' 아파트에 살겠다는 상위 1%의 주택 구매 심리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웃돈은 최고 5억원까지 붙어 있다. 인근 L부동산 관계자는 "30~41층 70평의 경우 1억~2억원, 100평형은 5억원 가량의 웃돈이 붙은 상태"라며 "아직 잔여가구를 분양 중이지만 20~45층 로열층은 최근 부동산시장의 침체상황과는 다르다"고 전했다.
로열층은 거래가 심심찮게 이뤄진다는 설명도 보탰다. 현재 234B㎡ 저층은 33억원에 매물로 나왔다. 같은 평수 고층 매물은 1억원 더 비싼 34억원이다. 331㎡의 경우 가격차는 더 난다. 저층이 46억원에 매물이 나와 있고 로열층인 중층은 50억원으로 4억원 높다. 저층이냐 중·고층이냐에 따라 집값이 분양가보다 얼마나 더 오르는지가 결정되고 있는 셈이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런 현상을 '주거환경의 차이에서 비롯된 양극화'라고 풀이했다. 김 연구위원은 "주거의 품질이 중요시되는 시대에서는 질적 차이가 가격으로 반영된다"고 분석했다. 로열층과 비로열층의 가격차가 그 예라는 설명이다.
특히 조망권이 중요시되면서 고급형 주택 저층부에는 주택을 넣지 않는 현상이 확산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내놨다. 김 위원은 "초고가가 형성된 고급형 주택에서는 저층부에 조망권 등의 프리미엄이 떨어지는 주택 대신 커뮤니티시설 등을 넣는 방향으로 상품개발이 바뀔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한편, 이 단지는 뚝섬 서울숲 특별계획구역에 위치해 있다. 한강에 가까운 입지여서 남쪽으로는 한강 조망이 가능하다. 인근에는 호텔, 공연·전시시설, 쇼핑센터, 갤러리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홈네트워크 시스템이 적용됐고 해외 유명 건축디자이너들이 인테리어를 맡았다. 입주민끼리 커뮤니티도 형성할 수 있다.
박미주 기자 beyo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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