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381주, 거래대금 237만원. 코스닥에 상장된 교육업체 YBM시사닷컴의 25일 거래량이다. 총 상장주식은 1631만여주 중 하루 평균 거래량은 대부분 몇백주에 불과하다. 하루 거래량이 20여주에 그칠 때도 있다. 6월 들어 YBM시사닷컴의 하루 거래량 평균은 512주에 머물렀다.
YBM시사닷컴뿐 아니다. 청담러닝도 최근 거래량이 1000~2000주대로 뚝 떨어졌다. 25일은 5835주를 기록했지만 최근 5거래일 중 3거래일이 2000주대 이하였다. 24일엔 1173주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2008년 6월 상장 이후 최저기록이다.
한때 교육주 테마 열풍까지 몰고 왔던 교육주들에 대한 투자자들의 외면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실적 우량주로 각광받던 대장주들이 소외를 받으면서 실적이 받쳐주지 않는 중소업체들은 잦은 주인 변경으로 한계기업으로 몰리는가 하면 감자 등을 통한 극단적인 회생안을 마련할 지경이다.
G러닝은 25일 공시를 통해 최대주주 에듀심포니 등이 보유한 지분 69.71%를 이스트워드인베스트먼트에 매각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G러닝은 2007년 4월 이영재교육학술원을 흡수합병하며 교육업체로 변신한 이후 세차례나 최대주주가 바뀌게 됐다.
2008년 확인영어사가 최대주주가 되면서 교육업체로 재탄생했던 트라이써클도 지난달 말 주인이 바뀌었다. 유니크테크놀러지에서 확인영어사를 거쳐 라이프앤비로 사명을 바꾸면서 온라인영어 콘텐츠업체로 자리매김을 하려고 했지만 결국 누적 적자를 이기지 못했다. 트라이써클은 온라인 교육업에 본격적으로 나선 2009년 이후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적자였다.
비슷한 시기, 디지털온넷을 통해 우회상장한 아이넷스쿨도 마찬가지다. 2009년부터 3년 연속 적자에 결국 지난해 홍콩 회사에 대주주 지분을 상당수 넘기며 경영권까지 넘겼다. 그런데도 턴어라운드에 성공하지 못하고 최근 10대1 감자를 단행했다. 감자로 거래정지 중인 아이넷스쿨 주식은 다음달 6일에나 거래가 재개된다.
이같은 교육업체들에 대한 투자자 외면과 중소업체들의 몰락에 대해 전문가들은 한창 좋았을 때 비싸게 들어온 업체들이 정책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결과라고 분석한다.
온라인교육업체들의 상장은 교육대장주 메가스터디가 코스닥시장의 중심으로 각광받은 2007~2008년 이후다. 당시 메가스터디가 시가총액 2조원을 넘나들면서 코스피로 떠난 NHN의 뒤를 이어 코스닥 대장주로 자리매김하자 장외 교육업체들의 우회상장이 줄을 이었다. 자연스레 우회상장을 위한 피흡수합병 법인(쉘) 가격도 높아지면서 상장비용도 높아졌다.
하지만 호황은 오래가지 못했다. 2008년 정점을 찍었던 메가스터디가 추가 고속성장에 대한 회의로 급락했다. 25일 종가기준 메가스터디의 코스닥 시총순위는 21위에 머물고 있다. 2009년 2차 교육과정이 대대적으로 개정되면서 사교육비마저 감소추세로 돌아섰다.
여기에 젊은 학부모들의 트렌드 변화도 사교육 시장을 위축시키는 데 한몫하고 있다. 김미연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2010년 1분기 이후 사교육비 지출증가율은 소비지출 증가율을 하회하고 있는 반면, 의류/신발지출 증가율은 소비지출 증가율을 상회하고 있다"며 "굶어 죽어도 자식교육은 시키던 시대 풍토가 ‘나는 소중하니깐’ 풍토로 바뀌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증시 한 전문가는 "중소 교육업체들의 우회상장 시기는 교육주에 대한 기대가 정점이었던데 비해 곧바로 시장이 위축되면서 우회상장 비용을 감당하지 못한 구조가 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전필수 기자 phil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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