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발언 파문... 민주 대선주자들도 힘 실어주기
[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민주통합당이 통합진보당 대표 선거에서 강기갑 후보를 공개 지지 하고 나섰다. 민주당 대선주자들도 잇따라 강기갑 후보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대선 필승 공식인 '야권연대'의 복원을 위해서 혁신파인 강 후보의 당선이 필수조건이라는 뜻을 밝힌 것이다. 구당권파의 지지를 받고 있는 강병기 후보측은 '부당한 선거 개입'이라며 즉각 반발했다.
포문은 민주통합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열었다. 박 원내대표는 최근 기자들을 만나 "강 위원장이 새 대표로 당선되지 않고 진보당의 의혹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국민 신뢰를 얻을 수 없다"며 "국민 눈높이에서 볼 때 야권연대가 성립이 어렵다"고 말했다. 또 "만일 당권 경쟁에서 강 위원장 체제가 무너지게 된다면 비례대표 부정경선 논란을 낳은 이석기ㆍ김재연 의원의 거취 문제를 제대로 처리할 수 없게 된다"며 "두 의원을 조속히 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강병기 후보 선대위측은 21일 "선거 중인 다른 정당에 대해 누가 당선되면 안된다는 식의 발언에 유감을 표한다"고 대응했다. 강병기 후보측은 "강 후보가 대표가 되면 민주당을 포함하는 진보개혁 진영 전체가 참가하는 대책기구를 구성하자고 공식 제안할 예정"이라며 "야권연대는 야당이 좋으면 하고 안할 수 있는 게 아닌, 국민의 요구"라고 강조했다.
민주당내 대선주자들도 박지원 원내대표의 발언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정세균 상임고문은 22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야권연대는 12월 대선에서 승률을 높여야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전제한 뒤 "통합진보당이 선거부정에 대해 확실한 책임을 지고 국민에게 신뢰를 회복해야 야권연대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문재인 상임고문도 20일 광주에서 "야권연대는 유효하지만 진보당이 근본적으로 쇄신하라는 국민의 요구에 따라 신뢰를 찾아야 한다"며 "(진보당 대표 경선도) 크게 보면 민심에 따라갈 것"이라고 했다. 손학규 상임고문도 "진보당 쇄신이 제대로 돼야 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12월 대선에서 '야권연대'를 포기할 수 없다는 대선주자들의 판단에서 나온 발언으로 풀이된다. 지난 4ㆍ11 총선에서 처음 실시된 재외국민선거투표에서 민주당과 통합진보당의 야권연대가 49.4%를 얻어 새누리당 40.1%보다 9.3%포인트나 앞섰다는 분석이 나왔다. 당초 새누리당이 재외선거에서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을 뒤엎은 것이다. 당시 비례대표 선거에서도 민주당과 통합진보당 득표율 합산은 46.8%로 새누리당 득표율 42.8%보다 높았다.
김승미 기자 ask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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