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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대형마트 80% 휴무..업계 "미래가 없다"

시계아이콘읽는 시간01분 36초

[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롯데마트 24개 점포는 정상영업 합니다'


롯데마트가 최근 신문광고를 통해 내놓은 문구다.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의 의무휴업이 확산되면서 대형마트 광고문구도 바뀌고 있다. 의무휴업이 막 시작된 3~4월에는 '일부 점포가 휴무한다'며 일부 쉬는 점포를 소개하는 수준이었지만 전체의 80% 가까운 점포가 의무휴업을 진행하면서 광고 문구까지 역전된 셈이다.

이마트도 신문광고를 통해 '이번주 일요일(6월24일) 이마트 휴점합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정상영업 점포를 안내했다. 대형마트들이 의무휴업에 대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셈이다.


22일 대형마트와 SSM업계에 따르면 6월 넷째주 일요일인 24일에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3대 대형마트 369개 가운데 279개, 75.6% 매장이 문을 닫는다. 토요일 등 다른 날짜에 쉬는 매장을 포함하면 모두 288개(78%) 점포가 의무휴업을 시행한다.

또 농심이 운영하는 메가마트는 11개 가운데 8개 매장이 휴무하고, 외국계 창고형할인매장인 코스트코홀세일은 전국에 위치한 7개 매장이 모두 휴무에 들어간다.


롯데슈퍼, 홈플러스익스프레스, GS수퍼마켓, 이마트 에브리데이 등 4대 SSM도 전체 1087개 가운데 821개, 75.5%가 의무 휴업 대상에 포함됐다.


대형마트ㆍSSM 의무휴업은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이 시행되고, 각 지방자치단체가 속속 조례를 제정하면서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 3월 전주시가 처음 조례를 제정해 의무휴업을 시작한이래 대형유통업체를 규제하는 지자체는 꾸준히 증가해 24일에는 전체의 80%에 육박할 정도로 확대된 것이다.


이로 인해 업계의 불만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경기 불황으로 인한 소비 심리 위축되면서 매출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의무휴업까지 진행하면서 매출이 격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대형마트 3사의 지난달 매출은 전년대비 5.7% 감소했다. 지난달 의무휴업 매장이 전체의 50~60% 수준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이번달 매출 감소폭은 커지는 것은 불 보듯 뻔 한 일이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이제는 영업하는 일요일 마저 고객들이 외면한다"며 "아무리 정부 시책이라고 하지만 너무 하다. 이대로라면 미래가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대형마트 관계자는 "매출 감소도 심각하지만 고객 불만도 커져가고, 협력사와 농산물 공급 계약을 맺은 농가들도 난감해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여기에 최근 정치권에서 월 4회 휴무에 밤 9시부터 익일 10시까지 영업을 규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업계의 불안은 가중되는 상황이다.


농가도 불안에 떨고 있다. 롯데슈퍼에 따르면 6월 둘째주 일요일 휴무를 앞둔 토요일(9일)에 신선식품 발주량은 전주 동기 대비 15% 감소했다. 롯데슈퍼는 연말까지 전체 90% 매장이 의무휴업에 들어간다고 가정하면 연간 500억원의 농산물 매출 감소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자리도 감소도 현실화 되고 있다.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는 당초 예정했던 시니어 고용을 잠정 중단했고, 신규 고용을 중단하거나 인력 재배치 등으로 일자리를 점진적으로 줄여나가고 있다. 또 일부 SSM의 경우 파트타임 사원들의 급여가 최고 20%까지 줄어드는 사례도 발생했다.


소비자들의 불만은 말할 것도 없는 상황이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자세한 속사정을 모르는 소비자들은 마트에 전화를 걸어 항의를 하는 사람들도 많다"며 "헛걸음을 하는 고객들에게 상황을 설명하는 직원들이 소비자들의 불만을 달래느라 진땀을 빼고 있다"고 귀띔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 휴무가 오히려 경기 침체를 부추기고 있는 것 같다"며 "정부나 정치권이 오판하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대선 표심을 의식한 정책이지만 국민들의 불만과 불편을 이렇게 만들어 내면서 표를 끌어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한숨지었다.




이윤재 기자 gal-r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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