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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애플 승소 의미는...'실리보다 명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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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본안소송서 첫 승리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실리보다는 명분을 챙겼다.'


애플과 특허전을 치르는 삼성전자가 네덜란드 법원에서 승소했다. 전세계 10여개국에서 특허전을 진행 중인 가운데 첫번째 본안소송에서 거둔 값진 승리다. 삼성전자의 일부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아 '완승'은 아니었다. 그러나 향후 전개될 특허전에서 유리한 고지에 설 수 있게 됐다.

네덜란드 헤이그 법원은 20일(현지시간) 삼성전자가 애플을 상대로 제기한 특허 침해 소송에서 삼성전자의 손을 들어줬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6월 헤이그 법원에 애플을 제소하며 자사의 3세대(3G) 통신 특허 4건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애플이 이 중 1건을 침해했다고 판결했다. 문제가 된 특허는 '제어정보신호 전송 오류 감소를 위해 신호를 부호화하는 방법'에 관한 것이다. 아이폰3G, 아이폰3GS, 아이폰4, 아이패드, 아이패드2가 삼성전자의 특허 침해 대상에 포함됐다. 아이폰4S와 뉴아이패드는 제외됐다.


애플이 침해했다고 결론이 난 특허가 프랜드(FRAND)의 적용을 받는 표준특허라는 사실도 의미가 크다. 표준특허는 누구에게나 공정하고 합리적이고 비차별적으로 제공해야 하는 특허로 애플측은 삼성전자가 이 특허를 무기로 소송을 제기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헤이그 법원의 판결로 표준특허 판결에서도 삼성전자가 원하던 결과를 얻었다.

삼성전자는 즉각 손해배상청구와 함께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애플이 삼성전자의 특허를 침해해 만든 제품을 판매해 발생한 손실에 대해 손해배상청구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판결로 삼성전자가 실리보다는 명분을 얻은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애플이 현재 주력으로 판매하는 아이폰4S와 뉴 아이패드가 특허 침해 대상에서 빠졌기 때문이다. 법원은 두 제품이 퀄컴 칩을 쓰고 있어 삼성전자에 로열티를 지급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삼성전자와 퀄컴은 상호 특허 공유를 인정하는 크로스 라이센스를 체결한 상태다. 법원은 또한 손해 배상 청구 기간을 2010년 8월 이후 출시된 제품으로 한정했다. 삼성전자가 손해배상을 청구하더라도 그 규모는 생각만큼 크지 않을 것으로 관측되는 이유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기술적 우위에 섰음을 인정받았다. 양측이 주장이 난무하는 가운데 삼성전자의 주장이 보다 진실에 가깝다는 점을 확인한 것이다. 반면 삼성전자를 '카피캣(모방꾼)'이라고 말아세웠던 애플은 도덕적인 타격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삼성전자로서는 실리는 크지 않지만 더 큰 명분을 챙긴 셈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첫번째 본안소송에서 승리하면서 향후 전세계 10여개국에서 진행되는 특허소송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자사의 특허를 사용하지 않고서는 휴대폰을 만들 수 없다던 삼성전자의 자신감이 통했다"며 "특허소송이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삼성전자는 첫번째 본안소송에서 승리하면서 향후 재판에서 보다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됐다"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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