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택시장 1. 전세·매매: 상반기 매매값 변동률 -0.87%, 전셋값 변동률 0.37%…매매값 2008년 이후 최대 낙폭
- 수익형 부동산 인기에 오피스텔 평당 분양가 사상 처음 1000만원 돌파
[아시아경제 김창익 기자, 배경환 기자]
지난 4월 강남 도곡동 타워팰리스1차 137.24㎡가 15억5000만원에 팔렸다. 지난해 10월만 해도 이 아파트 같은 평형은 17억2000만원에 거래가 됐다. 불과 6개월 새 2억원 가까이 값이 빠진 것이다. 같은 아파트 164.97㎡는 지난 5월 20억4000만원에 계약이 성사됐다. 2010년 1월만해도 27억원을 줘야 살 수 있었던 아파트다.
상반기 아파트 매매값은 뚜렷한 조정 모습을 보였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면서 값이 오를 것이란 기대가 사라져 거래가 급격히 줄어든데 따른 것이다. 유로존 위기가 심화되면서 비관론자들이 늘어나며거래 심리는 더욱 위축되는 양상이다.
20일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상반기(6월10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값은 0.87% 하락했다. 2009년 상반기 이후 반기별 변동률로는 최대 낙폭이다.
서울(-1.79%)과 신도시(-1.74%)는 2% 가까이 떨어지며 지난해 하반기보다 낙폭을 벌렸다.
2%면 10억원짜리 아파트가 2000만원 떨어졌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는 평균의 개념이고 2005년 전후로 아파트값이 급등했던 강남의 경우 낙폭은 이보다 훨씬 크다. 실제 강남 대표 아파트인 은마아파트 94.76㎡도 지난해 12월 8억8000만원 하던 게 지난 4월엔 7억9000만원으로 매매값이 1억원 가까이 떨어졌다.
수도권도 -0.82%로 하락률이 -1%에 육박했다. 지방(0.66%)과 광역시(0.04%)는 오름세가 지속되긴 했지만 가격 상승폭이 줄며 전국 아파트값이 내림세로 돌아섰다.
거래량도 줄었다. 2012년 상반기(1월-4월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는 14만 8691건 거래됐다. 작년 동기간과 비교해 약 41% 가량 거래량이 줄었다.
최근 2~3년간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던 전세시장은 상반기 안정을 되찾은 모습이다. 전국적으로 0.37% 올랐지만 상승세를 주도했던 서울(-0.47%)과 신도시(-0.22%)는 상승폭을 일부 반납하며 약보합세로 돌아섰다.
실제 은마아파트 94.76㎡의 경우 전셋값이 지난해 7월 3억6000만원까지 올랐던 게 지난 4월엔 2억6000만원까지 1억원이 내렸다.
수도권(0.29%)과 지방(1.66%), 광역시(0.90%)의 전셋값도 상승폭이 줄며 예년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김규정 부동산114 리서치본부장은 "대개 1분기 전세시장은 학군수요에다 신혼부부 수요, 봄 이사수요로 전셋값이 들썩이곤 했지만 올해는 조용했다"며 "쉬워진 수능과 대체 학군의 성장으로 인해 기존 인기 학군 지역의 임대 수요도 크게 늘어나지 않았고 올해는 윤달로 인해 신혼부부 수요도 줄었다"고 분석했다.
1~2인가구 증가와 매매값 하락-전세값 상승세를 타고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은 수요가 늘고 있다. 상반기 오피스텔 분양은 1만9000여실 규모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00여실 정도 늘었다. 이에 따라 분양가도 상승 무드를 타고 있다. 상반기 3.3㎡당 전국 평균 오피스텔 분양가는 1091만원으로 사상 처음 1000만원을 넘어섰다.
김창익 기자 window@
배경환 기자 khb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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