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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압수수색에 교육계 '뒤숭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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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예방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 위축 우려"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학교폭력이 문제가 된 후로 학생들이 조그만 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교사와 주변 친구들을 신고 대상으로 여긴다. 이런 상황에서 검찰이 관련학교를 압수수색했다는 소식을 들으니 분위기가 더 뒤숭숭해지게 됐다. 물론 잘잘못은 분명히 가려야하지만 교사들 사이에서 담임기피현상이 심화될 것 같다." (대구 N중학교의 한 교사)


검찰이 여중생 투신자살 사건이 발생한 서울 양천구 S중학교를 압수수색한 것과 관련해 교육계가 뒤숭숭한 분위기다. 검찰이 교사 개인이 아닌 학교를 압수수색한 것은 거의 전례가 없던 일인 만큼 교육계에 미치는 파장이 상당할 전망이다.

서울남부지검은 지난 14일 여중생 투신자살 사건이 발생한 서울 양천구 S중학교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파견된 수사관 6명은 2시간여 동안 학교폭력대책 자치위원회 개최 자료, 생활지도부장 업무수첩, 교내 학교폭력 설문지 등을 압수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학교에 다니던 2학년 김 모 양은 지나해 11월 학교폭력에 시달리다 수면제를 다량 복용하고 아파트 옥상에서 투신해 숨졌다. 검찰은 학교 폭력을 방관한 담임교사에게 공무원 직무 유기혐의 적용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김양과 학부모가 학교폭력을 해결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이에 대해 적절한 대응을 하지 않았다는 혐의다.

이와 관련 일부 교사들은 이번 압수수색으로 오히려 학교폭력을 예방하려는 학교 현장의 노력이 경직될 수 있다고 우려를 보였다. 경기도 S중학교 교사는 "검찰의 학교 압수수색으로 학교폭력의 원인이 모두 학교와 교사 탓으로만 비춰지게 된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교원단체들도 반발하고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학생지도에 있어 교사의 과실이나 범죄행위를 입증하기 위해 학교 교무실을 압수수색한 것은 교육 역사상 유례를 찾아보기 어렵다"며 "이로 인해 교육권 및 교권침해는 물론 학교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 입장을 밝혔다.


교총은 "해당 담임교사는 올해 3월 정기전보에 의해 다른 학교로 옮긴 상태"이며 "검찰이 압수 수색을 한 날은 해당 학교가 서울시교육청의 '학교폭력 및 생활지도 컨설팅'을 받은 날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학생들이 보고 있는 상황을 감안 할 때 검찰의 갑작스런 학교 압수수색은 정상적인 수사라고 결코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전교조 관계자도 "교사의 혐의를 확정할 만한 내용이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이런 방식으로 수사를 하다 보면 학교 안에서의 교육적 기능 자체가 위축될 수 있다"며 "잘잘못은 분명하게 짚고 넘어가는 것은 맞지만 검찰의 무리한 수사는 향후 학교폭력을 예방하기 위한 다양한 학교 내 활동을 움츠러들게 할 것"이라 지적했다.




조민서 기자 sum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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