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주택시장 ‘네가지’ 없는 것들은 가라

시계아이콘02분 12초 소요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글자크기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부동산 침체가 새로운 '네가지' 트렌드를 만들고 있다. 주택시장의 '네가지'는 'Sale, Small, Smart, Silver'다.


경기침체로 수요자들의 입맛이 까다로워진 가운데 건설사들이 살아남기 위해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며 나타난 변화다. 중소형사들의 주 무대인 소형주택 시장에 대형사들이 진출하는 것도 같은 배경이다.

저렴한 분양가를 책정하면서도 공간 활용도가 높은 소형주택이 잘 팔리고 베이비부머의 은퇴에 맞춘 전원주택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Sale price '는 기본= 수요자들은 가격에 민감해졌다. 시세보다 저렴한 급처분 매물이나 경매 시장에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신규 분양시장에서도 '착한 분양가'를 내세운 사업장이 청약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가격을 할인해 재분양에 나서는 미분양 사업장도 늘어나는 추세다. 과거 동일지역의 분양가보다 공급 가격을 낮춘 사업장도 늘고 있다.

강남보금자리지구에 첫 선을 보인 오피스텔은 강남권 시세보다 30% 이상 저렴한 분양가로 총 401실 공급에 1만6000여명의 내방객을 끌어모았다. 첫 민영 상품 '래미안 강남 힐즈'의 경우 총 1020가구 모집에 주말에만 3만여명의 인파로 북새통을 이뤘다.


가격을 할인해 재분양에 나선 단지들도 좋은 성적을 받았다. 2008년 금융위기로 어려움을 겪던 사업장들이 분양가는 낮추고 소형주택을 늘리는 등 재포장해 시장에 다시 나왔다. 반응은 뜨거웠다. 지난 5월에 공급한 '울산 남구 문수로2차 I'PARK'는 2008년 당시 분양가보다 20% 저렴한 가격에 등장하며 전용면적 84㎡를 1순위에서 털어버렸다.


◇'Small size'가 대세= 소형 바람은 점점 거세지는 추세다. 자금 마련 부담, 수요 시장의 성장, 수익성과 환금성 변화로 선호도가 소형으로 움직이는 것이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상반기 공급된 분양 단지의 면적별 청약 결과는 85㎡이하가 85㎡초과보다 높았다. 부산, 인천 지역은 85㎡초과 중대형은 미달 경쟁률을 보였지만 소형은 1.2~1.3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부산, 울산, 경남, 전북 등지도 소형 청약 경쟁률이 눈에 띄게 높았다.


정부 정책 역시 소형주택 시장을 키웠다. 도시형생활주택 기금지원과 오피스텔 매입임대주택 사업자 등록이 가능하도록 했다. 특히 재개발, 재건축 사업에서도 소형 공급 확대추가가 반영되고 있다. 서울시는 재건축 아파트 소형 비율을 30%대로 올리도록 한 권고안을 연이어 내놓고 있다.


이렇다보니 소형을 늘리는 설계 변경 사업장이 늘고 있다. 면적별 공급물량 추이 증감을 살펴보면 2007년까지 늘어나던 85㎡초과는 2008년부터는 40%이상 급감했다. 반면 85㎡이하는 2011년 전월대비 60%가량 증가했다.


◇'Smart design' 다 담는다= 소형 트렌드는 평면 설계 진화라는 흐름을 낳았다. 틈새 공간을 발굴해 같은 공간을 두 배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 '스마트' 기능이 대표적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소형주택의 설계에 집중한 '신주택평면 24종'을 개발해 저작권 등록을 마쳤다. GS건설 역시 소형주택 사업에 진출하면서 소형주택 신평면을 특허 등록했다. 채광이나 환기 효과는 물론 수납 기능을 극대화한 복층을 활용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스마트셀(smartcell)과 스마트핏(smartfit) 같은 가변형 설계도 효율적인 공간배치가 가능하도록 했다.


주택 1채에 두 세대가 거주할 수 있는 '세대구분형' 아파트 설계가능 범위가 넓어진 것도 마찬가지다. 5ㆍ10대책으로 85㎡이하 소형 신축과 리모델링에도 확대 적용됐다. 소형주택을 한 채 구입해 내집마련과 임대수익을 얻을 수 있고, 리모델링 조합원은 전세로 내놓을 경우 추가부담금을 낮출 수도 있게 됐다.


◇'Silver industry' 부상= 경기침체가 저렴한 분양가를 자극했다면 베이비부머의 은퇴는 아파트가 아닌 주택 선호도를 키웠다. 강남권 고가 단독주택 마을부터 도심 접근성이 좋은 전원형 단지들이 주목 받고 전통적인 강북 단독주택촌이 재조명되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판교신도시나 세종시처럼 새로 개발되는 주거지역에서도 단독주택 용지 분양이 인기를 모았다. LH에 따르면 지난해 단독주택 용지는 전국적으로 126만9000㎡가 팔려나갔다. 은퇴가 임박한 베이비부머는 물론 전원생활에 관심을 갖고 있는 30~40대 소비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층수 제한과 가구수 제한 등 규제가 완화된 것도 단독주택 재조명에 영향을 미쳤다.


한옥주택이 새로운 전성기를 맞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새로운 중소 규모의 한옥 단지들이 조성되는가 하면 외국 관광객의 숙박시설로도 인기가 꾸준하다. 한옥마을은 기존 전통 한옥을 보전하면서 마을 형태로 개발해 분양할 예정이다. 서울 수도권을 중심으로 은평뉴타운, 동탄신도시 등에서 공급이 계획됐다. 특히 서울시는 특별건축구역 지정, 건축 규제 완화 등을 통해 지원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이미윤 부동산114 연구원은 "주택 경기회복이 지연되면서 주택시장이 체질 변화를 겪고 있다"며 "수익 기반의 무리한 투자 대상이 아닌 실속 있고 효율적인 주거 공간으로 주택을 바라보는 시선이 늘어나면서 수요자들도 만족스러운 주거 생활을 위한 상품을 고르는데 집중하는 경향이 점차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택시장 ‘네가지’ 없는 것들은 가라 한화건설이 내놓은 소형주택 전용 스마트셀 평면 /
AD




배경환 기자 khba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