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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의무휴업]“손님 늘었지만 지속여부 의문 마트 규제보다 불황이 더 큰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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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의무휴업 두달 | 전통시장·골목상권은 지금

[대형마트 의무휴업]“손님 늘었지만 지속여부 의문 마트 규제보다 불황이 더 큰 문제” 시장상인과 대형마트는 유통법이 규제만 반복하는 법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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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논란의 핵심은 문을 열고 닫는 것이 아니다. 바로 손님이 “있냐, 없냐”로 압축된다. 시장 상인들이 위기를 겪고 대형마트가 문 닫는 것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유통산업발전법 개정 이후 전국 70% 대형마트와 SSM이 휴무를 시작한 지난 9일과 10일 풍경도 역시 그랬다. 이날 시장 안팎의 모습은 극명하게 갈렸다. 대형마트 휴무일, 손님이 없었다는 곳과 오히려 늘었다는 시장까지 분위기가 천양지차였다.

구로시장에서 30년 동안 야채가게를 운영하는 이모(63)씨는 “대형마트 휴무와 장사는 별 상관이 없는 것 같다”며 “경기가 너무 나빠 휴무와 무관하게 최악의 상황을 겪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인근 200미터 내에 대형마트와 백화점을 끼고 있는 4호선 미아삼거리역 인근 숭인시장의 분위기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이곳에서 20년 동안 가게를 운영한 진모(53)씨는 “대형마트 휴무의 영향도 있지만 인근에서 백화점 영업이 그대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큰 영향은 없다”며 “문제는 휴무가 아니라 경기가 너무 나빠 손님들이 계속 줄어들고 있는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대형마트 휴무로 인해 시장이 활성화 됐다는 반응을 보인 곳도 눈에 띄었다. 망원월드컵 시장의 경우, 최근 합정동에 들어설 예정인 대형마트 입점과 관련해 시위를 벌이고 있는 중이다. 3년째 이곳에서 한과를 팔고 있는 박모(45)씨는 “이번 대형마트 강제 휴무 시행으로 인해 고객 수가 늘고 매출이 증가한 것은 맞다”며 “조금씩 영향을 받고 있다.


오는 8월 대형마트가 입점하게 되면 매출 손실이 클 것으로 우려되며, 매출도 30% 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숨을 내뱉었다. 이곳 시장 상인들은 합정 로터리 주변과 대흥동 유입 고객을 다 뺏길 것 같다며 우울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 휴무일 풍경이 심하게 엇갈리는 이유는 ‘효과’가 서로 달랐기 때문이다. 물론 지역적 편차가 있지만 대다수 상인들은 심각한 ‘실물경기’ 영향이 더 크게 미치고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 때문에 유통산업발전법(유통법)을 더욱 주목해야 한다는 견해가 흘러나왔다. 유통법은 현재 대형마트와 SSM 규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실제로 상인들을 위하고 보호하는 법안이 아니라 대형마트 규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얘기다.


영업시간 제한도 논의 정치권 역주행
유통법은 지난 2월 개정됐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등 여야가 대형마트와 SSM을 최대한 규제하겠다는 취지로 만든 법이다. 새롭게 공포된 개정 유통법의 핵심은 신설된 ‘제12조 2항’이다. 시장·군수·구청장은 대형마트와 SSM에 대해 영업시간을 제한하거나 의무휴업일을 지정할 수 있도록 했다. 영업시간 제한 범위는 ‘오전 0시부터 오전 8시까지’, 의무휴업일 범위는 ‘매월 1일 이상 2일 이내’로 정했다. 1회 위반한 점포는 1000만원, 2회는 2000만원, 3회 이상은 3000만원의 과태료를 물릴 수 있도록 했다.


이 법안이 ‘뜨거운 감자’로 부상 한 것은 이른바 ‘개인사유재산 침해’와 ‘직업(영업)의 자유를 침해’ 할 수 있는 소지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대형마트와 달리 SSM의 경우, 더욱 논란이 불거질 공산이 크다. 한 SSM사는 유통사와 계약을 한 개인업주들 때문에 침해 소재가 다분하다는 것이 법조계의 설명이다. 현재 한국체인스토어협회는 대형마트 등의 영업일수와 영업시간을 규제하는 내용으로 개정된 유통법이 자신들의 영업의 자유와 평등권을 침해한다며 지난 2월 헌법소원 및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청구한 상태다.


A 변호사는 “대형마트 강제 휴무 문제는 상반된 논란의 소지가 있기 때문에 헌법재판소에서도 논란의 쟁점이 될 것”이라며 “더 큰 문제는 SSM의 경우에는 기업이 아닌 개인점주로 운영하는 형태이므로 사유재산 침해 등의 논란이 부상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사유재산 침해 등 위헌요소 많은 유통법
유통법의 논란 대상에는 ‘형평성’도 포함된다. 현재 대형마트와 SSM의 강제 휴무와 달리 대형마트인 ‘하나로마트’와 백화점은 적용을 받지 않는다. 유통법상 농수산물 매출 비중이 51% 이상이면 대형마트 규제를 받지 않기 때문이다. 51% 비율을 지키지 못하더라도 3000㎡ 이상 대규모인 하나로 점포는 강제 휴무 대상이지만 농협중앙회가 아닌 단위농협에서 운영되는 하나로마트는 농산물 비중이 전혀 없어도 정상 영업이 가능하다.


SSM이 아니라 시장상권을 위협하는 존재였던 ‘일반 대형슈퍼마켓’의 영업도 골칫거리 가운데 하나다. 현행 유통법은 대형마트와 그 계열 점포를 규제하지만 실제 준대형마트와 중형마트에 대해서는 규제대상에서 제외하면서 형평성 논란이 더욱 커지고 있는 형국이다.


시장 고려않는 기업 옥죄기 곳곳에 허점
실제 유통법인 재래시장을 살리지 못하고 대기업에 옥죄는 형태라는 지적도 많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문어발식 대기업의 마트 확장을 규제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지만 문제는 이같은 의견이 실질적으로 ‘시장 발전’에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더 큰 문제는 시장과 대형마트를 둘다 죽이는 공도동망(共倒同亡)의 무서운 법으로 전락할 지 모른다는 우려 역시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 전문가는 “유통법은 정책 실패의 대표적인 사례가 될 것”이라며 “시장이나 동네상권 살리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포장돼 있지만 실제 경기에 민감한 시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기업만 옥죄는 결과를 낳았다면 문제가 큰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현재 유통법 시행 이후에도 시장의 매출이 늘었다는 시각도 많지만 실제 물가 등 경기지수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특히 기존에 대형슈퍼마켓을 이용하는 고객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이 전통시장으로 옮겨갈 것이라는 전망은 그야말로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탁상행정에 불과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한 대학교수는 “지금 현실적으로는 오히려 편의점 매출이 늘고 있는 상황인데 향후 편의점도 규제대상에 포함할 수 있느냐”면서 “아마 유통법이 이런 식으로 규제만 늘어놓는다면 동네상권인 구멍가게도 결국 규제대상에 포함되고 말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코노믹 리뷰 최재영 기자 som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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