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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트 CEO "유럽 車판매 年1000만대 이하 될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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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피아트와 크라이슬러 최고경영자(CEO)이자 유럽자동차제조업협회(ACEA) 회장을 맡고 있는 세르지오 마르키온네가 또 다시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 대한 심각한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12일(현지시간) 미국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에 따르면 지난주 마르키온네는 유럽 부채위기가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가까워지고 있다며 그 심각성을 경고했다. 이어 유로가 붕괴된다면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 상당한 혼란이 있을 것이라며 유럽의 자동차 판매량이 1000만대 미만으로 줄어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에서 제너럴 모터스(GM)와 크라이슬러가 파산보호를 신청했던 2009년보다 더 나쁜 상황이 올 수 있다는 것이다. 당시 유럽의 연간 자동차 판매 규모는 1040만대였다.


마르키온네는 수익이 나지 않는 공장을 폐쇄하고 노동자들을 해고하는 것을 좀더 쉽도록 하기 위해 정부가 개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늘 유럽 자동차 업계의 구조조정이 이뤄져야 한다며 필요하다면 정부라도 나서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같은 마르키온네의 강경한 어조에 동의하는 이는 거의 없다. 폭스바겐, BMW, 다임러 등 독일 업체들은 경쟁력 우위를 바탕으로 현재의 금융위기 속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독일 업체들은 중국 시장에서 강력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유럽에서의 어려움을 다른 지역에서 상쇄하고 있다. 이들에게 피아트가 겪고 있는 과잉 생산의 문제는 없다.


미국과 프랑스 자동차 업체들은 피아트처럼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마르키온네의 의견에는 동의하지 않고 있다.


카를로스 곤 르노 닛산 CEO는 향후 3~4년간 유럽 자동차 시장에서 침체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마르키온네와 달리 유럽이 깨질 것이라고 생각치는 않는다며 유로는 살아남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후의 순간에는 유럽인들이 함께 유럽을 지탱하기 위한 해법을 찾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GM의 댄 애커슨 CEO도 GM 주가가 하락하는 것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이라며 특히 유럽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유럽을 치유하거나 최소한 다른 곳에서 이익을 빼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애커슨은 유럽이 문제이긴 하지만 범 유럽 차원의 해법이 아닌 GM 자체의 문제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폴란드, 영국 노조와 새로운 노사 협약 추진에 진전을 보이고 있으며 독일 등 다른 유럽 국가 노조와도 건설적인 협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마르키온네가 유독 유럽 자동차 시장에 대해 심각하게 걱정하는 발언을 하는 이유는 우선적으로 그의 성격 탓이라는 지적이다. 마르키온네가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을 크게 신경쓰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직설적으로 밝히는 성격이라는 것이다.


ACEA 회장이라는 그의 지위도 그가 발언을 하게 만드는 원인으로 지적된다. 또 피아트의 판매가 특히 취약한 이탈리아에 집중돼 있다는 점도 독일이나 프랑스 업체들에 비해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로 풀이된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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