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성 '중국 챙기기' 첫걸음 뗐다

中실세 리커창 부총리 면담, 역대 미래전략실장과 달리 글로벌 행보 '눈길'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이창환 기자]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이 취임 이후 첫 공식활동으로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과 함께 중국 2인자 리커창(李克强) 부총리를 면담했다.

안방살림을 챙기던 역대 미래전략실장과 달리 이 사장을 보좌하며 초반부터 글로벌 행보에 나선 것이다.

13일 삼성그룹은 최 부회장이 권 부회장, 이 사장, 장원기 삼성 중국본사 사장 등과 함께 지난 12일 베이징에서 리커창 중국 부총리와 면담을 가졌다고 밝혔다.

삼성 최고경영진은 12일 오전 중국 출장길에 올라 리커창 부총리를 베이징 인민대회당(人民大會堂)에서 오후 4시쯤 만났다. 면담은 약 1시간 정도 진행됐으며 삼성그룹 전체의 중국 사업 추진현황 소개와 반도체, LCD 등 첨단 산업 분야 투자 확대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최 실장과 권 부회장은 이날 저녁 늦게 귀국해 13일 사장단 회의에 참석했다. 이 사장은 중국 현지에 남아 관련 사업 현황을 챙기고 있다. 이 사장은 13일 오후 늦게 귀국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 실장이 취임후 첫 공식 일정으로 중국 출장길에 오른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삼성그룹의 콘트롤 타워를 맡고 있는 미래전략실은 '관리' 키워드로 요약된다. 종전 구조조정본부, 전략기획실도 마찬가지 역할을 하며 그룹내 안방사업을 주로 맡아왔다.

최 실장의 행보는 역대 실장과는 사뭇 다르다. 조정자의 역할이 아니라 지휘자의 역할을 자처한 것이다.

여기에 더해 중국 2인자와의 면담에 이 사장과 함께 나선 점도 이례적이다. 이 사장의 글로벌 행보를 측면 지원하면서 그룹 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삼성전자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맡고 있는 이 사장은 전자 계열사를 비롯해 최근 금융, 건설 등 그룹 주요 계열사까지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삼성그룹이 유럽발 글로벌 경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해법 중 하나로 중국 시장 공략을 손꼽았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선진 시장인 유럽과 미국이 경기침체로 성장세가 멈춘 가운데 여전히 높은 성장율을 기록하고 있는 중국 시장이 '기회의 땅'이 될 수 있다는 해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