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김승미 기자] 여야(與野)가 모두 대선체제에 돌입했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경선룰 논란에도 불구하고 경선관리위원회를 출범시켰다. 현행 경선룰을 바탕으로 대선후보 선출 작업을 시작한 것이다. 이해찬 대표를 중심으로 지도부 정비를 마친 민주통합당에서는 대선 주자의 자격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새누리당은 11일 오전 전북 전주상공회의소에서 '현장 최고위원회'를 열어 경선관리위 출범을 의결했다.
후보등록 기간과 절차 등을 정하고 실무작업을 총괄하는 경선관리위에는 국회의장 출신 김수한 위원장을 포함해 총 13명이 참여한다. 새누리당의 현행 당헌ㆍ당규는 오는 8월 21일까지 대선후보를 선출토록 했다.
새누리당의 행보는 시작부터 험로다. 정몽준 의원, 김문수 경기지사 등과 함께 '경선 불참'을 경고하며 오픈프라이머리 논의를 촉구하고 있는 이재오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방송에서 "룰도 합의를 안 하고 (경선후보) 등록부터 하라는 것이 말이 되나. 그야말로 오만하고 독선적"이라고 황우여 대표 등 친박(親박근혜) 진영을 비난했다.
지도부의 입장은 완강하다. 이한구 원내대표는 같은날 MBC 라디오 방송에서 "후보들이 각자 자기한테 유리한 방식으로 (경선룰을) 바꾸자고 하는 것을 예사로 생각할 순 없다"면서 "경선룰은 (당헌ㆍ당규에) 정해진대로 하는 게 옳다"고 못박았다.
새누리당 비박 주자 가운데 어떤 경우라도 경선에 참여하겠다고 밝힌 사람은 임태희 전 청와대 대통령실장과 안상수 전 인천시장 뿐이다. 새누리당 입장에서 그릴 수 있는 최악의 그림은 이재오 의원 등이 오픈프라이머리를 계속 주장하며 경선에 불참하는 경우다.
현행 선거법은 당내 경선 후보로 일단 등록을 하면 이후에 이탈해서 본선에 나설 수 없도록 정한다.
이재오 의원 등 비박 3인의 '경선 불참' 카드가 경선후보 등록을 하지 않고 탈당하는 초강수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그래서 나온다.
이렇게 되면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임태희 전 실장, 안상수 전 시장만이 참여하는 반쪽짜리 경선이 치러질 수도 있다. 황우여 대표는 당헌ㆍ당규를 고치지 않고 일반국민 선거인단 수를 늘리는 선에서 절충안을 마련해 물밑협상에 나설 방침이다.
민주당은 이해찬 체제가 출범함에 따라 대선 경선 룰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해찬 대표는 이날 취임 일성으로 "국민의 명령이 정권교체라는 것이 준엄한 사명"이라며 "우리가 정권교체를 하기 까지 민심을 잘 받들어서 다 같이 마음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해찬호'의 당면 과제는 대선 룰을 어떻게 조정하느냐다. 첫 관문은 '당권-대권 분리' 조항의 수정이다.
민주당 당헌 25조 2항에 따르면 당 대표 및 최고위원이 대선에 출마하기 위해서는 대선 1년 전까지 사퇴해야 한다.
이 조항을 수정하면 4ㆍ11 총선 직후 물러난 한명숙 전 대표와 문성근ㆍ박영선ㆍ이인영ㆍ김부겸 전 최고위원 등의 대선 출마가 가능해진다.
당 일각에서는 조항을 수정해 문재인ㆍ손학규ㆍ정동영ㆍ정세균 상임고문과 김두관 경남도지사 등 유력 대선주자군 외에 소장파 후보들을 키워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유력 대선주자군에서는 지지율을 갈라먹게 된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내보인다.
둘째 관문은 대선 경선 시기의 문제다. 대선 경선이 언제 시작하느냐에 따라 대선 주자들의 명암이 엇갈릴 수밖에 없다.
이해찬 대표는 7월 말로 예정된 런던 올림픽에 앞서 조기에 당내 경선을 치르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대표는 9일 전당대회 직후 "당밖 주자와의 단일화 과정을 거치려면 당내 경선을 조속히 마무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는 지지율이 높은 문재인 고문에게 유리한 구도다.
비주류계인 이종걸 최고위원은 런던 올림픽 이후 경선 개최를 주장하고 있다. 이 최고위원은 "9월 안에는 내부 후보를 결정하고 바깥 후보들의 경쟁력을 충분히 높일 수 있는 '윈-윈 프로그램'을 빨리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효진 기자 hjn2529@
김승미 기자 ask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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