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핵심 간부들 돌출행동에 곤욕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송영길 인천시장이 민감한 현안과 관련한 핵심 부하 간부들의 잇딴 돌출행동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와 관련 최근 송 시장을 곤혹스럽게 한 김진영 정무부시장이다. 김 부시장은 환경단체와 지역주민ㆍ해당 기업의 이해가 민감하게 맞서고 있는 굴업도 골프장 개발과 관련해 일을 저질렀다. 얼마전 골프장이 포함된 굴업도 관광단지 개발을 추진 중인 CJ그룹 관계자와 만나 "그룹 연수원을 굴업도에 세우면 골프장을 허가해 주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김 부시장은 "연수원이 굴업도에 들어서면 지역 경제 효과가 확실한 만큼 반대 쪽을 설득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은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는 송 시장의 방침과는 전혀 다른 것이다. 송 시장은 2010년 지방선거에서부터 "환경 파괴가 우려돼 불가능하다"며 골프장을 뺀 해상관광단지 개발을 주창해 왔었다. 이에 따라 CJ그룹 측도 옹진군을 통해 제출했던 관광단지 개발(골프장 포함) 신청을 자진 철회하는 등 사실상 사업을 포기했었다.
그러던 와중에 김 부시장이 갑자기 CJ그룹을 만나 돌출 제안을 한 것이다. 특히 김 부시장의 이같은 제안은 공식 의결 과정을 안 거친 것은 물론 송 시장과도 전혀 상의가 안 된 '사견' 수준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CJ그룹 측은 김 부시장의 제안에 대해 "배를 타고 그 많은 인원을 어떻게 매일 실어나르냐"며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천시로서는 '망신'을 당한 셈이다.
이에 대해 인천시 관계자는 "개인적인 아이디어 수준이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공식 회의 자리에서 논의된 바 없고 송 시장도 모르는 얘기"라며 "큰 의미없는 헤프닝 정도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2010년 지방선거때 송 시장을 지지했던 인천 환경단체들은 발끈하며 인천시의 진의를 의심하고 있다. 겉으로는 골프장을 반대한다고 하면서 속으로는 민원 등을 이유로 이중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송도영리병원 설립 문제와 관련해선 이종철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이 송 시장을 곤욕스럽게 하고 있다. 이 청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영리병원 전도사'다. 문제는 송 시장이 일찌감치 반대 입장을 정했음에도 불구하고 고집스레 영리병원 설립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얼마전 정부가 영리병원 설립이 가능하도록 경제자유구역법 시행령을 개정했는데, 이는 아이디어부터 여론 조성ㆍ문안 마련까지 실제 이 청장의 '작품'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청장은 특히 최근 송 시장이 미국 출장을 간 새 '사고'를 쳤다. 갑자기 몇몇 언론에서 "인천시가 송도국제병원을 포기하려 한다"는 내용의 기사가 동시에 게재된 것이다. 5월 말 서울대병원ㆍ존스홉킨스병원과의 송도국제병원 설립 양해각서 기한 만료를 앞두고 나온 보도라 매우 민감한 반응이 나왔다. 찬반 단체들이 이 보도를 근거로 격렬하게 활동했다.
이러자 인천시 안팎에선 "언론 보도의 배후에 이 청장이 있다"는 얘기가 나돌았다. 송 시장이 영리병원이 아닌 '비영리 국제병원' 설립 쪽으로 기울자 '막판 뒤집기'를 위해 언론 플레이를 했다는 것이다.
전국 보건복지 시민단체 등 반대 측은 인천시가 이중 플레이를 하고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시장과 인천경제청장이 서로 역할 분담을 해 다른 목소리를 내면서 혼란을 주고는 몰래 영리병원을 설립하려 하고 있다는 것이다.
송 시장의 측근들은 이 청장의 행동에 발끈하고 있다. 특히 송 시장이 미국 출장 직전 이 청장에게 "진보-보수의 논란에 휩싸이지 말고 실사구시를 하자"며 사실상 '비영리 국제병원 설립'을 준비하라고 지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일이 벌어지자 "항명이다"는 반응이다.
김봉수 기자 b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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