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연구원(IMD)이 우리나라의 국가 경쟁력을 세계 22위로 평가했다. 지난해와 같은 순위다. 조사대상은 59개 나라다. 한국이 여기서 중간 이상은 된다는 얘기다. 우리나라는 고등교육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노사관계나 외국인 고용 문제에선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31일(현지시간) IMD가 공개한 '세계경쟁력연감 2012'을 보면 경제력과 인적자원 역량 등을 종합한 우리나라의 국가 경쟁력은 59개국 중 22위다.
IMD가 평가한 우리나라의 국가 경쟁력 순위는 지난 2003년 32위에서 이듬해 31위로 올랐고, 2005년에는 네 계단이나 상승해 27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2006년 다시 32위로 미끄러졌고, 2007년 29위, 2008년 31위로 등락을 거듭했다. 2009년부터 3년 동안은 줄곧 상승세를 타 지난해 평가에선 역대 최고 성적인 22위까지 올라섰다.
올해 국가 경쟁력이 가장 뛰어난 국가로 꼽힌 건 홍콩이다. 미국과 스위스가 뒤를 이었다. 지난해 홍콩과 함께 공동 1위를 차지했던 미국은 2위로 밀렸지만, 경기 침체 속에서도 기업의 역동성과 혁신 능력이 남다르다는 평가를 받았다.
아시아 주요국의 순위는 줄줄이 뒤로 밀렸다. 지난해 6위에 올랐던 대만은 7위로, 중국은 19위에서 23위로, 일본은 26위에서 27위로 하락했다.
유로존의 재정위기도 국가 경쟁력 순위에 영향을 줬다. 지난해 35위에 올랐던 스페인이 39위로, 56위였던 그리스가 58위로 떨어졌다. 반면 피그스(PIIGS) 국가 중 아일랜드는 24위에서 20위로, 이탈리아는 42위에서 40위로 올라섰다.
유럽에서 가장 경쟁력있는 나라는 스위스(3위)였고, 스웨덴(5위), 노르웨이(8위), 독일(9위)도 10위권 안에 이름을 올렸다. 스위스는 수출 중심의 산업 구조와 건강한 재정상태가 강점이라고 평가했다.
스테판 가렐리 IMD 세계경쟁력센터 소장은 "미국은 선진국과 신흥국 등 모든 나라와 독특한 상호관계를 맺고 있어 미국의 경쟁력은 세계 경제에 큰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미국 경제가 살아나야 세계 경제가 기지개를 켠다는 의미다. 가렐리 소장은 아울러 "경기 침체에 따라 세계 경제가 더욱 분화되고 다각화되는 추세"라면서 "경제적 민족주의와 보호주의 경향이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박연미 기자 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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