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민주통합당 전당대회(이하 전대)가 중반을 넘기면서 당권과 대권의 쌍끌이 흥행몰이로 펼쳐지고 있다. 전당대회와 대선경선 예비전이 '박근혜를 위한 박근혜에 의한' 흥행없는 외길을 가고 있는 새누리당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28일까지 총 7개 지역 대의원 투표를 실시한 민주당 전대는 이해찬 대세론이 초반부터 무너지면서 혼전이 거듭되고 있다. 7개 지역 김한길 후보가 4개 지역에서, 이해찬 후보가 2개 지역에서 이겼다. 누적 투표수는 부산과 대전ㆍ충남에서의 몰표로 이해찬 후보가 앞섰지만 표 차이는 81표차에 불과하다.
전대는 29일 충북및 세종시, 30일 강원, 31일 전북 등을 순회하고 내달 5~6일 일반 시민과 당원 대상 모바일 현장투표(70% 반영)를 합산해 6월 9일 임시전대에서 당대표와 최고위원 5명을 선출한다. 최종승패는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 경선과 모바일 투표로 좌우돼 종반전으로 갈수록 흥행이 예상된다.
민주 전대는 이해찬-김한길 2강(强)구도와 함께 대권주자간의 대리전 양상으로 확전되고 있다. 현재는 이해찬 후보를 지원하는 문재인 대 반(反)문재인 구도다. 반문재인 진영에는 김두관 경남지사가 선두에 섰고 손학규ㆍ정동영ㆍ정세균 등 다른 대선주자들이 뒤를 따르는 모습이다.
이해찬 후보는 자신의 고향인 대전ㆍ충남 외에 문 고문의 고향인 부산에서만 이겼다. 26일 경남에서 김한길 후보가 승리한 것은 김두관 지사의 영향력이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대구ㆍ경북 경선서도 김 지사와 가까운 이강철 전 청와대 수석이 김 후보를 지원해 승리를 이끌었다. 수도권에서 손학규 정동영 정세균 등 다른 대선주자들이 누구를 지원하느냐가 변수다.
대권경쟁은 6월 9일 전대 전후로 본격화될 전망이다. 김두관 지사가 내달 9일 자신의 정치철학과 비전을 담은 저서 '아래에서부터'를 출간하고 이어 12일에는 창원컨벤션센터에서 대선출정식 성격의 출판기념회를 가진다. 김 지사는 이 책에서 리틀노무현에서 한국의 룰라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문재인 고문은 제2 노사모 격인 문사모(가칭 문재인의 친구들, MF) 같은 외곽조직을 잇달아 출범시킨 뒤 내달 중 대선출마를 선언할 예정이다.
당권-대권경쟁의 실무작업을 맡은 박지원 비대위원장은 "싸우라"며 흥행을 부추기고 있다. 박 비대위원장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전당대회가 국민의 관심 속에 흥행대박을 터트리고 있다"면서 "민주당이 새누리당 벽돌공장에서 박근혜표 벽돌찍기와 구분되는 역동성이 있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나온다"고 말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전날에는 문재인-김두관 경쟁에 대해 "둘이 싸워야 흥행이 된다"며 "두 분 다 부산ㆍ경남 출신이고 친노이므로 금도를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두 사람이 싸운다고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나도 지난 1ㆍ15 전대에서 한명숙 전 대표와 엄청 싸웠으나 지금은 만나면 손잡지 않느냐"고 덧붙였다.
이경호 기자 gung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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