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사흘째 주가 추락...모건스탠리 등 공모가 높이고 실적 전망 낮춰
[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페이스북 주가가 급락하며 불똥이 대표 주간사인 모건스탠리와 페이스북 자체는 물론 공모 과정 전체에 대한 의문으로 비화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22일(현지시간) 페이스북 주가는 전일 대비 8.90%(3.03달러) 떨어진 31.00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공모가 38달러에 비해 18%, 상장 첫날 기록한 장중 최고가 45달러에 비해서는 31%나 추락한 셈이다.
주가 하락과 함께 투자자들의 불만은 폭발 직전이다. 무엇보다 공모가를 왜 38달러까지 상향 조정했는지 의문이 꼬리를 물고 있다. 공교롭게도 모건스탠리, JP모건, 골드만삭스 등 주간사들이 페이스북 공모가를 상향 조정함과 동시에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것으로 드러나 투자자들은 충격에 빠졌다.
공모가와 공모주 수를 늘리는 가운데 주간사가 예상 실적을 상장 직전 하향 조정하고 이를 일부 투자자에게만 귀띔한 사실은 투자은행과 페이스북의 도덕성에 치명상이 되고 있다.
실적 전망을 낮추면서 주가를 올린다는 것은 앞뒤가 안 맞는다. 게다가 이런 사실이 일부 투자자에게만 전달된 것으로 알려져 투자자들의 분통을 자아내고 있다. 일부에서는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시가총액 1000억달러를 고려해 공모가가 정해졌다는 후문도 있다.
미국 당국도 페이스북 상장 과정의 문제점에 대한 심각성을 인식하고 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매리 샤피로 위원장은 "페이스북 상장과 관련해 들여다볼 문제가 많다"며 조사를 시사했다.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기존 주주들이 지분을 판 것도 이례적인 일이다. 저커버그 CEO와 골드만삭스 액셀파트너스 등 IPO 과정에서 주식을 매각한 이들만 재미를 봤다. 페이스북 등기 이사인 피터 티엘은 당초 보유 지분의 20%만 매각할 예정이었지만 막판에 50%나 팔았다. SEC에 따르면 저커버그 CEO도 3020만주를 매각해 현금을 11억3000만달러나 확보했다.
페이스북과 투자은행들이 매각 주식 수를 25%나 늘린 것도 논란 거리다. 게다가 페이스북은 다른 기업들과 달리 매각 물량의 25%를 개인투자자들에게 팔았다. 많은 이에게 지분 참여 기회를 주기 위한 조치였다지만 정보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될 수밖에 없는 개인투자자들이 비싼 값에 초기 투자자들의 지분을 사주고 오히려 피해를 보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또 다른 증권 감독 기구인 금융산업관리국도 모건스탠리를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매사추세츠주의 윌리엄 갈빈 공공복지장관은 모건스탠리측 인사들을 소환할 계획이다. 매사추세츠주 공공복지부 대변인은 "당국이 모건스탠리의 애널리스트가 일부 투자자들에게 페이스북 실적 전망을 누설한 것과 관련해 소환장을 발부했다"고 말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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