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중국의 인권운동가이자 시각장애인 변호사인 천광청(陳光誠)이 마침내 중국을 빠져나와 19일(현지시간) 미국에 입국했다. AP통신은 이로서 중국과 미국 관계를 시험하며 한 달여간 지속되어왔던 외교적 갈등 상황은 끝났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TY)는 천 변호사의 출국과 관련해 미국과 중국 사이에 진통을 겪는 협상이 이어졌으나, 이 사건으로 양국 관계가 악화될 수는 없다는 현실적인 고려 덕분에 출국이 이뤄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중국 정부는 천 변호사와 관련해 미국 정부가 중국 내정에 간섭해왔다고 강력하게 비난해왔다.
천 변호사는 불과 몇 시간 전만해도 중국 베이징(北京)에 병원에 있었으나 중국 정부가 그에게 짐을 싸서 떠날 준비를 하라고 하자 서둘러 짐을 챙겨 나왔다. NTY는 천 변호사가 아내 및 두 아이와 병원을 빠져 나왔을 때만해도 이들은 어디로 향하는 지 몰랐으며, 공항으로 항하는 차안에서야 그 사실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 이들은 공항에서 기다리던 중국 관리로부터 여권을 지급받아 비행기에 올랐다.
이들이 비행기에 타고 있을 때에도 항공기 승무원들은 이들의 탑승 사실을 비밀로 한채 다른 승객들이 이들의 탑승 사실을 알지 못하게 댔다. NYT는 비행기에 오르기 전 천 변호사가 자신의 지인들에게 자신이 미국으로 떠나게 됐음을 알렸다고 전했다.
천 변호사는 19일(미국시간) 저녁 뉴어크 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에 입국한 뒤 자신이 이후에 머물 뉴욕으로 향했다.
AP통신은 흰 셔츠에 카키색 바지를 입고, 한 쪽 다리에 깁스 차림을 한 그가 뉴욕 맨해튼 그리니치 빌리지에 나타나자 지역 주민들이 환호로 그를 맞이해줬다고 말했다. 천 변호사는 자신의 가족과 함께 그리니치 빌리지에 있는 뉴욕대(NYU) 교수 및 대학원생 주거단지에 머물 것으로 알려졌다.
천 변호사는 뉴욕대 법과대학에 방문연구원으로 등록해 법학을 공부할 예정이다.
천 변호사는 20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그리니치 빌리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에서의 가택연금기간 동안 자신이 미국에 설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못했다”고 말했다고 NYT가 전했다.
천 변호사는 미국 대사관 및 중국 정부에 대해 감사를 표했다. 그는 중국 정부에 대해 “자제력을 갖고 차분하게 대응해 줘서 감사하다”면서 “중국 정부가 계속해서 대화를 지속해 나가 국민들로부터 신뢰와 존경을 얻어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천 변호사는 지난달 22일 산둥(山東)성 이난이난(沂南)현의 시골 마을 둥스구(東師古)촌을 빠져나온지 28일만에 편안하게 쉴 곳을 찾게 된 것이다.
나주석 기자 gongg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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