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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사태, 해결방법은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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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사퇴설’ 서남표 총장, “소통 하겠다” 말하지만 ‘진정한 소통’ 한 적 없어

KAIST 사태, 해결방법은 없나 지난해 4월 서 총장과 교수협의회가 함께 한 기자회견 모습. 이 때 이후 최근까지 서 총장과 교수협의회가 진정한 소통을 한 예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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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영철 기자] 최근 KAIST 내부에서 서 총장의 ‘7월 퇴임설’이 나돌고 있다. 서 총장이 4년 임기의 절반이 되는 오는 7월 물러날 것이란 말이다.

KAIST 이사회가 서 총장에게 퇴임을 요구하지 않는 이유도 ‘7월 퇴임설’ 때문이란 말도 나온다. 이사회는 본인이 약속했던 만큼 오는 7월까지 스스로 거취문제를 해결토록 하되 그래도 물러나지 않으면 ‘약속 위반’과 학교운영의 실정(失政)에 대한 책임을 물어 사퇴 쪽으로 의결하겠다는 의미다.


지난 8일 교수협의회는 임시총회 뒤 교내시위를 벌였다. 지금까지 성명서로 서 총장을 압박했다면 이번엔 행동으로 실력행사를 한 셈이다. 교수들은 15일까지 거취에 대한 분명한 입장표명을 요구하면서 대학본부까지 행진했다.

또 서 총장이 사퇴선언을 거부하면 평교수에게 행정협조를 거부해달라고 요청하고 총장퇴진을 요구하는 현수막, 포스터, 신문광고 게재 등을 하겠다는 내용도 담겼다.


교수협의회는 보직교수들에게 ‘보직사퇴 선언요청서’를 보내면서 “교협의 목적이 학교행정 공백을 빚거나 이용하려는 건 결코 아니며 교수들의 총의인 총장사퇴를 받아내기위한 고육책”이라고 밝혔다.


서 총장이 물러서면 1차적인 학내혼란을 막고 이사회가 서 총장을 보직해임 등의 결론을 내는 것보다 보기 좋은 모양새란 설명이다.


한 교수는 “서 총장이 자진사퇴냐 아니냐를 따질 때는 지났다. 지금은 서 총장이 떠난 뒤 학교를 어떻게 수습해야 하느냐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고 말해 서 총장사퇴를 당연히 받아들였다.


서 총장은 총장직에서 물러날 뜻이 없고 교수들은 오는 7월 물러날 것이라 한다. 서로간 소통부재로 일어난 일이다.


KAIST에서 명예박사학위를 받은 제러드 리 코흔 카네기 멜론대 총장은 “어떤 조직이든간에 엄청난 변화를 이끌고 끝내는 겪어야할 상황이 있어야 한다면 갈등은 따라올 수 밖에 없다. 서 총장 또한 꾸준한 커뮤니케이션으로 공감대를 만들고 위기를 헤쳐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제러드 리 코흔 총장 말은 서 총장이 꾸준히 꾀하려했던 방법이다. 연임에 성공한 뒤부터 최근까지 서 총장은 구성원들과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서 총장이 교수, 학생들과 만나 대화를 시도한 게 몇 차례다. 그 때마다 교수나 학생들은 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서남표식 소통’이 서로의 입장을 밝힐 뿐 서로를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 14일 오후 긴급기자회견을 연 서 총장은 교수협의회에 “빠른 학교 안정과 사실관계에 바탕을 둔 민주적 소통구조 확립을 위해 공개토론회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다시 소통하겠다는 얘기다.


이번 공개토론회도 서 총장은 “특허사건과 교수임용의혹 등 지난 1년간 교수협이 제기한 많은 의혹들과 관련한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데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서로간 입장을 이해하자는 말과는 거리가 있다.


소통은 자신의 말을 상대방에게 이해시키는 게 아니라 먼저 상대방 말을 이해하는 데 있다. 소통이 안 되면 어느 한 쪽은 행동으로 자신의 뜻을 이해시키려 한다.


몇 년을 끌고온 학내혼란, 어떻게 마무리되든 이번 사태는 KAIST에게 가슴 아픈 생채기로 남게 됐다.




이영철 기자 panpanyz@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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