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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고 씨수말 메니피의 딸..역대 최고가 1억4700만원 낙찰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국내 2세 경주마 경매에서 역대 최고가의 암말이 탄생했다. 주인공은 몸값이 40억원에 달하는 국내 최고의 씨수말 메니피의 딸이다. 이 말의 이름은 마주 박모씨가 짓는다.


KRA한국마사회가 지난 14일부터 15일까지 이틀간 제주목장에서 개최한 5월 브리즈업 경매에서 메니피의 2세 암말이 1억4700만원에 낙찰됐다. 메니피의 또 다른 2세 암말인 라이징글로리가 세운 종전 최고가 1억원을 경신한 것이다. 브리즈업(breeze up)은 경매를 시행할 때 말의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200m 전력 질주를 시켜 달리는 모습을 지켜본 뒤 낙찰하는 방식이다. 이번 경매에선 총 124마리가 상장돼 64마리가 낙찰, 51.6%의 낙찰률을 기록했다. 평균가는 4269만원었다.

이번 경매에서 최고가를 기록한 암말의 아버지는 북미 최고의 씨수말인 메니피다. 이 말은 한국마사회가 2006년 수입한 씨수말로 최근 들어 값어치가 치솟고 있다. 이번 경매뿐 아니라 지난 3월 제주경마에서도 메니피의 2세 숫말이 1억6000만원에 팔리면서 역대 경매 기록을 갈아치웠다. 당시 경매에선 메니피의 자식말이 6마리가 상장돼 4마리가 낙찰됐는데, 1·2·4·6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4마리의 낙찰가는 5억1600만원에 달했다.


이처럼 메니피 혈통이 국내 경매시장에서 호가를 기록하는 것은 메니피의 자식 말들이 뛰어난 경주 실력을 인정받기 때문이다. 지난 2010년 미국의 최대 경마대회인 브리더스컵에서 메니피의 자마인 선히어로즈와 선블레이즈, 우승터치는 1~3위까지 싹쓸이하며 아버지말의 명성을 높였다.

경마 선진국에서 씨수마의 혈통은 더욱 중요하다. 전설적인 씨수마로 꼽히는 캐나다의 노던댄서(Northern Dancer, 1961~1990)는 교배료가 100만 달러를 기록하며 "명마 정액 한 방울이 다이몬드 1캐럿과 맞먹는다"는 말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노던댄서는 총 635마리의 자손을 생산, 그 중 511마리가 경주마가 됐다. 이 중 410마리가 우승마가 됐다. 이번 경매에서 최고가를 기록한 메니피의 부마인 스톰캣 역시 노던댄서의 자손이다. 노던댄서는 '경주마의 아버지'라 부리는 네아르코의 혈통이다. 1935년 이탈리아 밀라노의 작은 목장에서 태어난 네아르코는 20세기 경마의 역사를 다시 쓴 명마로 평가받는다. 현재 경주마의 대부분인 더러브레드 품종의 70%가 네아르코의 피를 물려 받았다. 현대경마에서 노던댄서와 양대산맥을 이루는 프로스펙서라는 씨수말 역시 독보적인 존재다. 그의 2세들이 벌어들인 연간 총상금은 950만 달러(114억원)이고, 포로스펙서스의 자손말이 벌어들인 총상금은 8000만 달러(960억원)에 육박한다.


일본은 일찍부터 말산업에 눈을 떠 육성에 공을 들였다. 일본은 경마 선진국이 되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시작했고, 1971년에는 영국의 최대 경마대회인 더비의 우승마 7마리를 수입했다. 특히 일본 최고의 씨수말로 꼽히는 선데일 사일런스는 일본산 말의 위상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선데이 사일런스는 수입 당시 1000만 달러의 몸값을 자랑했고 그의 자손들이 연승을 거듭하면서 교배료는 1100만엔에서 7년새 5000만엔까지 치솟았다. 선데이 사일런스의 아들인 딥임팩트 역시 씨수마로 유명세를 떨쳤는데 2008년 은퇴할 때까지 1280만 달러(166억원)을 벌어들였다.


우리나라는 경주마 시장이 걸음마 단계다. 지난해 말산업육성법이 제정돼 현재 말산업 육성 5년 계획을 준비 중인 만큼 경주마가 고부가가치를 달성할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말사육 농가는 지난 2000년 520개에서 2010년 1915개로 늘었다. 경주마 생산농가는 2000년 98개에서 지난해 216곳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경주마 생산 역시 658마리에서 1363두로 늘어난 연평균 생산이 4.3% 증가했다. 또 한국 경마 최다연승(17승)을 기록한 미스터파크의 부마 엑톤파크는 올해 회당 교배료가 600만원까지 올랐다. 마사회 최원일 홍보실장은 "경주마의 수준 향상을 위해 우수한 씨수말과 씨암말을 도입해 자말을 많이 생산하면 고부가가치 상품이 될 것"이라며 "지금까지 마사회가 주로 우수한 씨수마를 도입했지만, 민간에서도 적극 참여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경주마 시장이 활성화되기 위해선 씨수말, 경마와 함께 마주의 역할이 중요하다. 특히 마주는 우수한 씨수말을 들여와 경주마로 성장시키는 역할을 한다. 마주가 되려면 일정한 조건을 갖춰야 한다. 연소득과 연간 재산세 등이 기준에 충족해야 하고, 법인마주의 경우 2년 이상 회사의 법인세를 고려해 선정한다. 현재 국내에는 서울 500명과 부산 319명 등 819명이 마주로 등록돼 있다. 마주가 되면 개인마주의 경우 최대 10마리까지 말을 보유할 수 있으며, 경주마는 모두 조교사와 계약에 의해 위탁관리된다. 이들 마주가 벌어들이는 수익은 어마어마하다. 올해 예정된 농수산식품부 장관 주최 경마대회의 경우 14억원의 상금이 달려있다.




지연진 기자 g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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