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100대기업 중 LG화학 등 8곳.. 더 늘어날 듯
[아시아경제 지선호 기자] 증시가 폭락하면서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0개 기업 중 8개 기업이 신저가를 기록하고 신저가에 접근한 종목들도 속출하고 있어 투자자들을 불안케 하고 있다. 시장의 추세적인 흐름을 고려하면 당분간 신저가 기록을 다시 쓰는 대형주들도 쏟아져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종가 기준으로 코스피 시가총액 100위권 내에 있는 LG화학, 롯데쇼핑, 엔씨소프트, SK, 삼성카드, GS건설, 신세계, 한화 등 8개 기업이 52주 신저가를 새로 썼다. 또 11개 종목은 신저가와 현재 주가가 5% 미만으로 좁혀졌다.
이들 기업은 올해 들어 시장에서 외면받으며, 실적 악화에 시달려왔다. 약세를 거듭하던 주가가 전날 외국인의 대형주 투매에 타격을 입을 것이다.
LG화학의 경우 지난해 이맘때 '차·화·정(자동차·화학·정유)'의 한 축을 담당했다. 하지만 올해초 외국인들이 '전차(IT·자동차) 군단'에 편중하는 모습을 나타내면서 상황이 급반전 됐다. 화학과 정유가 시장 모멘텀에서 제외되고, 1분기 실적마저 크게 악화 돼 50만원대 중반이었던 주가가 1년만에 반토막이 났다.
유통업종인 롯데쇼핑과 신세계도 실적에 대한 우려가 주가에 그대로 반영됐다. 내수 소비 부진에 따라 실적모멘텀이 약화된 탓이다. 마트를 함께 운영 중인 롯데쇼핑은 정부의 규제가 더해져 1분기 실적이 시장 추정치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세계도 4월 영업이익이 일회성 비용 증가로 전년대비 역성장했다.
삼성카드는 지난해 7월 6만2500원까지 올랐던 주가가 반토막 수준인 3만3600원으로 하락했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금융당국의 카드산업 규제로 수익성이 둔화하는 국면이고 에버랜드 상장이 무산돼 모멘텀도 소멸됐다"고 평가했다. 이 밖에 지주사인 SK와 한화는 자회사 실적 부진으로 인한 지분법 손실의 영향을 받았고, GS건설은 수주 부진, 엔씨소프트는 인건비 상승으로 인한 영업이익 감소로 주가가 부진하다.
최순호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외국인이 당분간 적극적인 매수로 돌아서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개인, 기관, 프로그램 매매 등 매수 주체가 달라지는 손바뀜 현상이 나타나야 반등의 기회도 생길 것이다"라고 밝혔다.
지선호 기자 like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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