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일부 정치테마주들이 1분기 '어닝서프라이즈'급 실적 발표로 주목을 받았다. 펀더멘탈과 무관한 유력 대선후보들을 등에 업은 테마주들이 실적까지 좋게 나오자 시장은 열광했다. 하지만 대부분 정치테마주들의 실적은 테마로 뜨기 전보다 감소하거나 크게 변동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니버셜스튜디오가 들어서는 경기도 화성에 위치했다는 이유로 김문수 테마주로 분류되는 대영포장은 16일 상한가로 뛰어올랐다. 김문수 경기지사와 관련된 뉴스가 나온 것은 아니었다. 모멘텀은 어울리지 않게 분기보고서가 제공했다. 1분기 매출 573억원, 영업이익 33억원, 순이익 28억원을 기록한 것. 영업이익 33억원은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 14억원보다 2배 이상 많은 금액이다. 지난해 순손익은 17억원 적자였다.
지난 9일에는 모나리자가 깜짝 실적으로 투자자들을 흥분시켰다. 1분기 영업이익은 3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7.4% 늘었다고 밝힌 것. 이 기간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357억원과 25억원으로 19.6%, 177.1% 증가했다. 주가는 이 내용이 알려지면서 상한가로 직행했다. 화장지사업이 주력인 모나리자는 성인용 기저귀도 생산하는데 이 부분이 박근혜 새누리당 전 비대위원장의 노인복지 정책과 맞물려 노인복지 테마에 이름을 올렸다.
예상밖으로 일부 테마주들이 깜짝 실적을 발표하며 주목을 받았지만 대다수 정치테마주들의 실적은 기대 이하였다. 주가는 유력정치인의 지지도와 함께 수직상승하는 등 크게 출렁거렸지만 실적은 대부분 제자리 걸음이거나 뒷걸음이었다.
최근 다시 여론조사 1위로 올라서며 대세론을 재가동한 박근혜 위원장 관련 테마주인 EG와 비트컴퓨터, 아가방컴퍼니는 모두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1분기보다 줄었다. EG는 박 위원장의 동생인 지만씨가 최대주주, 비트컴퓨터는 최대주주인 조현정 회장이 새누리당 비대위원으로 활동했지만 회사 실적과는 무관했던 것.
박 위원장의 가장 강력한 대항마로 꼽히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최대주주인 안랩의 실적도 기대에 못미쳤다. 안랩의 1분기 실적은 지난해 204억원에서 올해 260억원으로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33억원에서 21억원으로 줄었다. 1년전 1만9000원대였던 주가는 10만원대로 올라서 있는 상태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 관련주로 꼽히는 조광페인트는 순이익이 급락했다. 1분기 매출은 지난해 369억원에서 올해 384억원으로 소폭 늘었지만 순이익은 32억원대에서 3억원대로 1/10 토막이 났다.
전필수 기자 phil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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