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16일 코스피가 58포인트 이상 급락하며 1840선으로 내려앉았다. 코스피가 1840선으로 내려온 것은 지난 1월9일(1826.49) 이후 4개월여 만이다. 하락율이 3%를 넘어선 것은 지난해 12월19일(-3.43%) 이후 처음이다. 상장 시가총액(외국주 포함)은 하루 사이 33조7824억원이 날아갔다.
지수 하락의 선봉에 선 것은 현·선물 동반 '팔자'세를 보인 외국이이었다. 11거래일째 '팔자' 기조를 이어오고 있는 외국인은 이날 특히 전기전자(IT) 업종을 집중적으로 내다 팔았다. 애플이 엘피다에 모바일 D램을 대량 주문했다는 설이 시장에 퍼지면서 글로벌 경쟁업체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집중 매도 포화를 맞았다.
대외적으로는 여전히 그리스 정치권의 연립정부 구성합의 실패 악재가 증시에 먹구름으로 작용하고 있다. 간밤에도 그리스 연립정부 구성 협상은 실패로 돌아갔다. 이로써 다음달 17일 2차 총선이 불가피진 상황.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그리스 정부가 당초 합의한 110억유로 규모 추가 긴축에 동의하지 않으면 더 이상의 구제금융 지원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도 가시화되고 있다.
코스피는 전날보다 58.43포인트(3.08%) 내린 1840.53을 기록했다. 이날 거래량은 4억1986만주(이하 잠정치), 거래대금은 5조468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날 개인과 기관은 각각 2725억원, 404억원어치를 사들였으나 외국인은 11거래일째 '팔자' 행진을 이어가며 5000억원어치를 팔았다. 올들어 가장 큰 규모의 매도세다. 프로그램으로는 장 후반 차익 매수가 집중되며 총 435억원어치 '사자' 물량이 들어왔다. 차익 1408억원 순매수, 비차익 972억원 순매도.
주요 업종들도 일제히 파란불을 켰다. 특히 전기전자 업종의 내림세가 단연 두드러졌다. 전기전자는 이날 업종지수만 6.12% 급락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매도세를 나타냈는데 특히 외국인은 삼성전자 공매도 물량을 포함해 전기전자 업종만 3318억원어치를 내다 팔았다.
이밖에 운수창고(-4.03%), 운송장비(-3.29%), 의료정밀(-3.29%), 철강금속(-2.38%), 기계(-2.26%), 유통업(-2.29%), 통신업(-2.23%) 등도 2~3% 강하게 내렸다. 음식료품, 종이목재, 화학, 의약품, 건설업, 금유업, 증권, 보험 등도 1% 이상 빠졌다.
시가총액 상위주들 가운데서도 IT주들의 급락세가 눈에 띄었다. 삼성전자는 이날 전장보다 8만1000원(6.13%) 빠져 123만원에 거래를 마쳤고 SK하이닉스는 8.89% 폭락해 2만3050원을 기록했다. LG전자도 3.70% 조정을 받았다. 삼성전기(-7.11%), LG디스플레이(-4.52%), 삼성SDI(-7.49%) 등도 동반 급락세를 나타냈다.
현대차(-3.39%), 포스코(-2.23%), 기아차(-3.96%), 현대모비스(-3.28%), 현대중공업(-1.38%), 신한지주(-1.12%), LG화학(-0.74%), 한국전력(-0.22%), KB금융(-1.34%), SK이노베이션(-2.52%) 등도 내림세다. 시총 50위권 내에서 오른 종목은 삼성생명(0.73%), 대한생명(0.15%) 뿐이었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는 14종목 상한가를 비롯해 178종목만이 올랐다. 3종목 하한가를 포함해 669종목은 내렸다. 43종목은 보합.
코스닥 역시 3% 이상 급락했다. 이날 코스닥은 전날보다 15.49포인트(3.22%) 내린 465.01을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은 6거래일째 오름세를 나타내며 1160원선까지 올라왔다. 전장보다 11.60원 올라 1165.70원에 거래를 마쳤다.
김유리 기자 yr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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