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불법도박 논란 등 승려들의 일탈행동이 검·경 도마에 모두 올랐다. 불법도박 논란으로 시끄러운 가운데 부산진경찰서는 13일 승려 차림 남성이 둔기로 진돗개를 때려죽이는 영상과 관련 전담팀을 구성하고 수사 중이다. 경찰은 국민들의 공분을 산 사안인 만큼 조속한 범인 검거를 위해 경찰관 5인으로 수사전담팀을 편성했다.
인터넷을 통해 공개된 영상엔 지난해 12월 새벽 골목길을 지나던 승복 차림 남성이 송모(75)씨의 집 담을 넘은 뒤 진돗개 ‘장군이’를 손발로 때리고 사라졌다가 재차 둔기를 들고 나타나 머리를 내리치는 장면이 담겨있다. 진돗개는 병원으로 옮겼으나 두개골 파열로 사망했다.
경찰은 영상을 분석해 60대 중반으로 추정되는 승려 행색의 남성을 검거해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사법처리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허철호 부장검사)는 성호스님이 고발한 문제의 도박승려 8명에 대해 지난 11일 사건을 배당받고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지난달 23일 전남 장성의 모 관광호텔 스위트룸에선 교내 고위직인 중앙종회의원 등 8명의 승려들이 밤샘 도박판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종계종 총무원 출신 성호스님은 이들을 지난 9일 검찰에 고발한 데 이어 “종단이 정화될 때까지 계속 폭로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성호스님은 문제의 도박판엔 실제 승려가 아닌 자들도 포함되어 있다며 이들이 종단 이권사업에 개입하고 술·담배·폭력을 일삼아 계율을 흐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국민과 불자 여러분께 참회드립니다'라는 성명을 발표하고 참회의 뜻으로 15일 오전 8시부터 100일간 108배 참회정진을 하겠다고 지난 11일 말했다.
검찰은 고발인 조사를 마치는 대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문제의 승려들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정준영 기자 foxfu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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