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가족> 1회 mbn 수-목 저녁 8시 45분
수상하긴 확실히 수상하다. 천도해(임현식)는 네 명의 자녀를 두고 있지만, 오래 전에 헤어진 그들은 마주쳐도 서로가 형제, 남매인 것을 알아차리지 못한다. 그들 사이 정확한 혈연관계는 어떻게 되는지, 어떤 인물들까지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 집어넣어야 하는지 역시 불분명하다. 어쩌면 이 애매하고 알 수 없는 관계들은 ‘색다른 가족 드라마’를 표방하는 <수상한 가족>이 애초부터 의도한 것일지 모른다. 가족이란 무엇이고, 어떤 존재여야 하는지를 되묻기 위해서 혈연 중심주의는 가장 먼저 깨져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상한 가족>은 이들의 관계를 찬찬히 설명해주거나 자연스럽게 풀어갈 생각을 하지 않고, 무조건 우연의 인연으로 엮어 버린다. 하나 같이 경박하고 정신없는 캐릭터는 산만하게 나열된 사건 속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드라마 곳곳에 숨겨둔 개그코드와 엇박으로 튀어 오른다.
이 뿐 만이 아니다. “둥지가 자리를 바꾸면 철새들이 돌아오지 못합니다”라며 산후조리원을 팔지 않고 자식들을 기다리는 도해의 소망을 이뤄주기 위해, <수상한 가족>은 첫 회에 모든 사건 사고를 모아 놓았다. 막내딸인 지인(한고은)은 사기를 당했고, 삼남 이백(김성수)의 생모 장인숙(이미영)은 사업에 실패했다. 조폭이 된 차남 억만(박상면)은 형사인 동생 이백에게 잡혀 구치소에 들어갔다. 그리고 도해의 아내 희영(이효춘)은 알츠하이머에 걸렸다. 도해의 입장에서는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는” 상황이겠지만, 보는 이들의 입장에서는 이야기의 전개를 위한 불행의 물량공세일 뿐이다. <수상한 가족>이 수상함 속에서 비범함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우선 다른 캐릭터들이 임현식이 연기하는 도해의 현실감에 맞춰질 필요가 있다. 개성 있는 캐릭터와 작품 속 현실과 겉도는 캐릭터는 전혀 다른 것이다. 색다르고 특별한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것은 캐릭터가 사람다워진 다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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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아시아 글. 윤이나(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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