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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암백신이 혼수품? 예비신부들의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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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방학이 되면 성형외과가 바빠지듯 결혼 시즌 예비 신부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게 있다. 자궁경부암 백신. 일종의 혼수품처럼 여겨지게 홍보하는 판매사들의 전략이 주효했다. 백신에 대한 관심도는 이미 대학가에서도 일반적이고 결혼을 앞두고 그 정점을 찍는다. 하지만 다소 복잡한 의학정보인 탓에 '누구나 맞아야 한다', '성경험이 있으면 효과가 없다더라' 식의 잘못된 인식도 여전하다.


◆자궁경부암, 후진국형 암이라는데…

전반적으로 암 발생이 증가하는 추세는 건강검진 덕분(?)이다. 예전엔 발견되지 않던 것들 혹은 의학적으로 '암'이라 부르기 어려운 단계의 것들도 이제는 암으로 취급하고 있으니 발생건수가 증가하는 것이다.


반면 거의 유일하게 감소세를 보이는 암이 자궁경부암이다. 세계적으로는 여성암 중 유방암 다음으로 많지만 우리나라에선 갑상선암, 유방암에 이어 3위로 내려앉았다. 남녀가 함께 걸리는 암 종류까지 합하면 한국 여성이 7번째로 많이 걸리는 암이다.

자궁경부암은 바이러스가 원인이다. 이 역시 매우 독특한 특징이다. 인유두종바이러스(HPV)가 몸안으로 들어와 종양으로 발전한다. 하지만 감염이 암으로 발전하기까지는 시간이 매우 많이 걸려 중간 단계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흔하다.


때문에 '팹스미어(Pap Smear)'라는 검사만 제대로 받아도 상당수의 자궁경부암은 조기에 발견해 치료할 수 있다. 자궁경부암을 후진국형 질병으로 부르는 것도 팹스미어의 보급률에 따라 발생률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겁 먹을 정도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무시하기도…


우리나라는 팹스미어 검사가 매우 일반적이어서 자궁경부암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그럼에도 매일 12명이 새롭게 자궁경부암 진단을 받고 하루에 3명이 사망한다. 암 관리에 있어 '최우선'으로 꼽히는 종류는 아니지만 결코 무시할 수도 없다는 것이다.


HPV는 주로 성관계로 전파된다. 하지만 성 파트너의 순수성을 문제 삼을 필요는 없다. 이 바이러스는 매우 일반적으로 존재하는 것이며 성경험이 있는 여성 대부분이 한 가지 이상의 HPV를 보유하고 있다. 또 모든 바이러스가 암으로 발전하는 것도 아니다. 100가지가 넘는 HPV 중 16번과 18번이라는 2가지가 전체 암발생 원인의 70%를 차지한다. 시중에 나와 있는 자궁경부암 백신은 바로 이 두 가지 바이러스로 인한 암을 예방해준다.


◆성경험 전에 맞아야 한다는데, 그럼 나는…


바꿔 말하면 백신은 16번이나 18번이 아닌 다른 바이러스의 감염을 예방하지 못한다. 연구가 진행되면서 16, 18번 외 다른 종류에 대한 예방기능도 추가로 밝혀지고 있지만 여전히 100%는 아니다.


이런 특징은 백신을 누가 맞아야 하는가라는 판단에도 영향을 준다. 대한부인종양콜포스코피학회가 지난해 내놓은 권고안을 보면 '가다실'이란 백신의 접종 대상은 9∼26세인데 이 중 15∼17세가 '최적의' 연령이다. 26세가 넘어도 맞을 수 있지만 효과는 나이가 들수록 떨어진다.


또 다른 백신인 '서바릭스'도 마찬가지다. 10∼25세가 접종 대상이고 최적 연령은 15∼17세다. 가다실은 45세, 서바릭스는 55세가 넘으면 아예 접종이 권장되지 않는다. 현실적으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권장 연령'은 백신에 대한 임상시험 결과와 일반적인 평균 성경험 나이를 고려해 정해진다. 때문에 모든 개인에 100% 들어맞는 권고는 아닐 수 있다.


◆관건은 바이러스 보유 여부


결국 '나도 맞으면 좋아요?'라는 질문의 답은 개인마다 조금씩 다를 수 있다. 즉 성경험이 있느냐, 있다면 얼마나 됐느냐, 파트너는 몇 명이었느냐, HPV가 실제 몸에 들어왔느냐, 들어왔다면 어떤 종류냐 등에 따라 기대할 수 있는 백신의 효과는 달라진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를 검사해 알아보기는 어렵다. 학회도 이런 검사를 권장하지 않는다. 검사비용, 정확도를 따져볼 때 비용 대비 효과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정리하면 백신의 효과를 최고로 '만끽'할 수 있는 사람은 성경험이 없는 청소년이다. 15∼17세로 최적 연령을 정한 것은 우리나라 청소년의 평균 성경험 나이를 고려한 것이다. 이들이 백신을 맞아 놓으면 차후 성생활을 시작해 HPV 16번이나 18번이 몸에 들어와도 감염이 이뤄지지 않는다.


반면 이미 성생활을 시작했다면 기대할 수 있는 효과는 떨어진다. 백신은 예방하는 것이지 이미 발생한 감염이나 암을 치료하는 게 아니다. 물론 성생활을 시작했어도 암 유발 바이러스가 들어오지 않았다면 예방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백신을 맞겠다고 결심했다면 더 늦기 전에 서두르는 게 '본전'을 뽑을 수 있는 방법이다. 부모 입장에선 자녀가 성생활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에서 몇 년전 쯤 백신을 맞히면 된다는 정도로 판단하면 무리가 없다.


◆맞아서 손해볼 건 없지만, 문제는…


일부 국가에선 자궁경부암 백신을 아예 학교단위 필수 접종에 포함시키기도 한다. 우리나라도 자궁경부암의 사회적 비용과 백신 가격 등을 고려해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백신이 워낙 비싸 단시간 내 필수 접종이 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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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스런 점은 6년전 제품이 출시됐을 때보다는 가격이 좀 내려갔다는 것이다. 총 3번에 걸쳐 맞는데 최고 90만원에서 최근에는 36∼54만원 정도로 저렴해졌다. 경제적으로 부담할 수 있다면 "맞아서 최소한 손해 볼 일은 아니다"는 게 의학계의 전반적인 의견이다.


하지만 두 가지는 꼭 기억해야 한다. 백신만 맞으면 암이 100% 예방되는 게 아니란 점 그리고 정기적인 팹스미어 검사는 백신을 맞았든 안 맞았든 상관없이 여전히 받아야 한다는 점이다.




신범수 기자 answe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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