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파워女星③]한현미 아시아나항공 상무, '1호' 여성 임원 날다

시계아이콘05분 15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대한민국 사회에서 '유리 천장'이 서서히 깨지고 있다. '여성 임원 1세대' 시대가 태동하고 있다. 1980년대 입사한 신입 공채들이 '별'을 달기 시작했다. 이른바 '여풍(女風) 시대'의 개막이다.


미국의 유명한 심리학자 에이드리엔 멘델은 <유능한 여자는 많은데 왜 성공한 여자는 없을까>라는 저서에서 직장 생활에는 여자가 모르는 불문율이 분명 존재한다고 말한다. 멘델은 유능한 여성은 많은데 성공하는 여성이 적은 이유로 "여성이 목표지향적인 남성 사회의 룰을 모른 채 모든 사람에게 사랑을 받으려는 관계지향적 태도를 지녔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그는 비즈니스라는 게임에서 이기려면 유능한 척, 강한 척하고 재미가 없어도 중간에 그만두지 말고, 감정을 개입시키지 말고, 필요하면 싸우고, 팀의 일원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남녀를 불문하고 우리나라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꿈을 꾸는 삼성의 별(임원). 불과 5년 전만 해도 상상을 현실로 바꿀 수 있는 주체는 남성이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신경영을 선포한 1992년 당시부터 '여성 중용'을 강조했지만 사실상 조직은 남성 문화를 중심으로 발전해 왔다.


지난 연말부터 삼성의 분위기는 확 달라졌다. 1993년 처음으로 뽑은 대졸 여성 공채 직원이 별을 달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삼성의 여성 공채 1기가 상무로 진급한 사실은 상징적인 의미가 매우 컸다. 말 그대로 유리 천장에 금이 가기 시작한 신호탄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한 조직에서 오랜 시간 몸담으며 남성과 당당히 경쟁해 살아남고 인정을 받으며 승승장구하는 그들. 유리 천장을 과감히 깨트린 여성 임원의 눈으로 바라 본 세상은 어떠할까. 지금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겪은 파란만장한 그녀들의 인생 스토리. 20~30대 새내기 여성 직장인 후배들에게 들려주고픈 대한민국 여성 임원들의 생생한 경험담을 전한다.<편집자주>

[파워女星③]한현미 아시아나항공 상무, '1호' 여성 임원 날다 한현미 아시아나항공 상무 ▲1960년 강원 ▲1983년 연세대 간호학과 학사 졸업 ▲1983년 대한항공 항공의료원 ▲1987년 연세대 간호학과 석사 ▲1990년 아시아나항공 의료서비스팀 ▲2003년 연세대 간호학과 박사 ▲2006년 아시아나항공 환경고객 부문 상무
AD


[파워女星 임원 꿰찬 1세대 그녀들의 Success Diary]
③한현미 아시아나항공 상무
社內 8평 의료실을 200평으로 만들다
간호학과 그녀의 인생飛行
교수되려던 그녀, 31년 전 밥 먹다가 스카우트
단단한 유리천장서 후배들에게 "이기심 버려라. 희생하라. 공부하라" 맏언니같은 잔소리꾼


[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남 앞에 나서길 꺼리는 성격이니 곤란한 질문은 말아 주세요."


그가 인터뷰에 응하는 조건이었다. 사진 기자도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임원 6년차로 언론에 여러번 나왔던데, 다소 깐깐한 사전 주문이 아닌가. 어떻게 부드러운 분위기로 대화를 이어갈지 며칠 전부터 고민했다.


아시아나타운 집무실에서 그를 마주한 순간 우려는 눈 녹듯 사라졌다. 첫 대면에서 '엄마'가 연상될 만큼 인상이 푸근했고 말투는 다정다감했다.


아시아나항공의 유일무이한 여성 임원인 한현미 환경고객 부문 상무(51) 얘기다. '둘만의 밀담'은 그렇게 시작됐다. 한 상무는 '야누스'적인 매력으로 사람을 끌어들이는 인상을 지녔다. 부드러운 외모와 온화한 말투지만 사람의 생명을 담보로 하는 일을 해선지 막중한 책임감과 똑 부러지는 강단을 드러냈다. 항공이라는 특수한 서비스업과 맞아떨어지는 듯했다.


인터뷰 끝 무렵, 둘은 눈시울을 붉히기까지 했다. 결혼을 열흘 앞둔 기자에게, 2년 전 긴 이별을 한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면서다.


대표적 여초 업종에서 여성 임원이 의외로 드문 이유는 무엇일까. 타 산업과 비교해 유리천장이 훨씬 단단한 건 왜일까. 서울 강서구 외곽의 조용한 공간에서 털어 놓은 둘 만의 속 깊은 대화를 20~30대 새내기 여성 직장인과 공유하려 한다.


◆이게 바로 운명이 아닐까요?


20대 중반의 '간호대생 한현미'는 대학 졸업 후 교편을 잡을 줄 알았다. 그도 그럴 것이 연세대 간호학과를 수석으로 졸업할 재원이었고 차분한 성격과도 잘 맞을 것 같았다. 은사는 교수로 안착할 수 있도록 돕겠다며 대학원 진학을 권했다. 대학에 남을 걸로 생각하던 4학년 마지막 학기의 어느 날. 친한 과 선배가 다짜고짜 밥을 사겠다며 호출했다. 가벼운 마음으로 나간 게 사적인 면접 자리가 됐다.


꿈에도 없었던 항공사와 그렇게 첫 연을 맺었다. 1983년 대한항공 항공의료원에 입사해 7년을 꼬박 일했다. 그리곤 1990년 아시아나항공이 항공사 출범 2년 만에 의료서비스팀을 새롭게 꾸릴 당시, 창립 멤버이자 팀장으로 합류했다. 처음으로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됐다.


한 상무는 "둘째 아이를 임신한 상태로 아시아나항공으로 이직했다"면서 "출산 후 두 달 만에 회사에 다시 나와 열혈 여성처럼 일하다가 그만 이 곳에 푹 빠져버렸다"고 돌이켰다. 이어 "교수의 길을 뒤로 하고 항공사에 스카우트 된 시점부터 아시아나항공 의료팀 창립에 참여해 오늘에 이르기까지 운명이 아니었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올해로 입사 22년째인 한 상무는 지난 세월을 회고하면서 이렇게 말한다.


"처음엔 8평에 불과했던 의료실은 시간이 지나면서 40평, 90평, 100평에 이어 200평 규모로 커졌습니다. 지금껏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은 절대 안 했어요. 나보다 더 일을 잘 할 수 있는 후배를 키워야 하는 책임을 느끼고, 그렇지 않은 리더는 부도덕하고 무능력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조직과 직원에 자극을 계속 줘서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메이드 인 아시아나' 제2의 전성기 온다


한 상무의 머릿속에 불현듯 '내가 독재를 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스친 건 2000년대 들어서다. 그는 "집을 잘 지어 놓고 아름답게 떠나겠다는 생각만으로 지내다 보니 시간이 훌쩍 지났고 그 사이 회사는 물론 직원들이 많이 성장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후임에게 물려줄 생각을 그 때부터 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나서 택한 것이 대학원 박사 학위에 도전하는 일이었다. 한 상무는 "그동안의 노력에 대한 결실을 맺고 떠나고 싶단 생각에 무리하게 시작했다"고 들려줬다. "사이버 교육과 야간 강의를 들으며 눈코 뜰 새 없었던 사이 사스(SARSㆍ중증 급성 호흡기 증후군)가 터지면서 본의 아니게 회사에서 밤 샐 일이 많이 생겼고 마음에 쏙 드는 논문을 완성할 수 있었고 결국 임원의 자리에 앉게 됐어요." 그는 2006년에 임원이 되면서 자연스레 팀장 자리를 물려줬다.


그가 후계자 물색에 나선 것은 사내에 물리적으로 가능한 환경이 형성됐다는 판단이 들어서다. 사실 아시아나항공은 대표적인 여초 기업이다. 남성보단 여성 승무원이 많아 전체적인 인력 구성을 보면 비정상적으로 여성 비율이 높다. 1만여명 직원 중 5000명 이상이 여성이다.


한 상무는 "전체의 절반 이상이 여성 직원인데 1964~65년생이 이제 막 상무보로 임원 대열에 오르기 시작했다"며 "아시아나항공에 입사해 살아남은 '메이드 인 아시아나' 여성이 줄줄이 임원이 되기 위해 대기 중"이라고 설명했다.


임원이 되고 나서 가장 아쉬웠던 점을 묻자 "내가 임원이 될 줄 몰랐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리곤 아시아나항공이 배출한 첫 여성 임원으로서 부담과 책임, 아쉬움의 복합적인 감정을 담아 쏟아냈다.


"회사에서 큰일을 맡겼는데 업무 스트레스가 없었겠습니까. 지난 6년 동안 부족한 게 너무 많았던 것 같아요. 만약 임원이 될 줄 알았다면 좀 더 준비할 수 있었을 텐데. 무의식 속에 가지고 있는 자신의 한계치를 확실히 알고 다음에 임원이 됐을 때를 미리 상상하고 준비해야 합니다."


예비 여성 임원에 대해선 아낌없이 기대를 드러내면서도 여성으로서 경계할 대목에선 확고한 신념을 전달했다. 그는 "멀티 플레이어의 자질을 충분히 갖춘, 더 똑똑하고 유능한 여성 임원이 조만간 많이 배출될 것"이라며 "다만 조직 내에서 여성이 흔히 갖는 이기적인 마인드를 버리고 조금 더 손해 보겠다는 희생의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파워女星③]한현미 아시아나항공 상무, '1호' 여성 임원 날다 한현미 아시아나항공 상무


◆한석봉 어머니는 테크니션? 프로페셔널?


이번엔 한 상무가 대뜸 질문을 던졌다. 한석봉의 어머니는 테크니션과 프로페셔널 중 어디에 가깝겠느냐고. 어둠 속에서 떡을 능숙하게 써는 것을 단순한 '기술'로 봐야 맞을 지, 아니면 그 이상의 무언가를 지닌 '프로'로 평가해야 할 지 난감하지 않느냐는 얘기였다. 그러면서 "자신이 맡은 분야에선 전문가가 돼야 하고 끊임없이 학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1979년 첫 직장 생활을 시작한 이후 1980년대 중반 석사 학위를 따고 2000년 초에 박사 학위까지 취득한 배경을 물었더니 돌아온 답이었다.


한 상무는 시간이 날 때마다 후배들에게 "공부하라"고 잔소리를 한다. "현장에서 쌓은 충분한 경험에 시대의 흐름에 맞는 이론적인 지식을 플러스하지 않으면 단순한 테크니션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면서 "제대로 현장의 업무를 수행하려면 자기 분야에선 전문가라는 얘기를 들어야 하고, 그러려면 공부를 해야 한다"는 말도 덧붙인다.


아시아나항공에서 맡은 업무는 크게 세 가지다. 주 전공인 의료서비스팀을 비롯해 임원이 되면서 녹색환경팀과 고객만족팀이 신설돼 한 상무 소관이 됐다. 얼핏 듣기에도 각 팀 간의 공통분모는 없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넘나드는 그의 일은 결코 소화하기 녹록지 않다는 얘기다.


첫 임원이 된 아찔했던 6년 전을 한 상무는 이렇게 기억한다.


"녹색환경팀을 맡게 됐을 때 속으로 '아! 큰일 났다'고 외쳤어요. 무인도에 간 것 같았죠. 환경과 고객 담당 업무 자체는 당시 새로 생겼어요. 시설 환경과 고객 서비스가 도대체 무슨 관계가 있을까. 앞이 캄캄하더라고요."


그에게 주어진 미션은 아시아나항공의 미래를 그리는 일이었다. 난생 처음 접하는 생소한 업무 탓에 매일 후배들에게 묻고 공부했다. 답답해하던 중 뇌리를 스친 것은 1990년대 회사에서 만든 '하나밖에 없는 지구를 고객처럼 소중히'란 환경 슬로건. 미래의 해답을 과거에서 찾은 셈이다. 한 상무는 "회사 경영의 흐름을 거슬러 오르다보니 실마리가 조금씩 보이는 듯 했다"며 "여태껏 의료서비스팀을 맡으면서 내부 고객을 만족시키는 일을 했다면 앞으로는 외부 고객까지도 끌어안을 수 있도록 고민해보란 의미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운도 따랐다. 큰 고비를 넘기면서 자신감이 붙어선지 요즘은 또 다른 그림을 그리느라 바쁘다고 한다. "운이 좋았는지 당시 아시아나항공은 제2의 변화를 추진 중이었어요. 창립 15~20년이 지나면서 개보수는 물론 마스터플랜을 새롭게 짤 시점이었죠. 최근엔 서비스의 사각지대를 없애고 보다 상향평준화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어요. 또 하나는 아시아나항공의 녹색 이미지, 즉 에코 플라이트 비전을 만드는 작업이 제 자신에게 던진 가장 큰 숙제랍니다."


◆내 인생의 롤 모델은 '아버지'


3시간에 가까운 대화를 마무리하려는 순간, 한 상무가 아쉬운 듯 "왜 롤 모델이 누구인지 묻지 않느냐"고 물었다. 하고 싶은 말이 남았다는 눈빛이 절실해 보였다.
"누구십니까?" 으레 형식적인 대답이 돌아올 것이라 예상했다. 역시나 그랬다. "아버지예요."


그런데 갑자기 눈가가 촉촉해지는 게 아닌가. "아유, 아버지 이야기만 나오면 이래요." 금세 감정을 추스르고 이야기를 이어갔다.


2년여 전 세상을 등진 아버지와는 친구보다 더 가까운 사이였다. 아시아나항공 1호 여성 임원이 된 이후 가장 감동적인 순간도 아버지와 함께 했다. '하늘 위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ATW가 수여한 '올해의 최고 항공사(Airline of the Year)' 상을 국적사 최초로 받은 날이다.


이북 출신인 한 상무의 아버지는 평소 "여자도 경제적으로 독립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 상무는 "주위를 떠도는 구름 같은 사람은 곁에 많지만 아버지만큼 깊이 있게 응원하는 지지자는 없었다"면서 "아버지와 친구처럼 관계가 좋은 딸이 독립성이 강하고 사회적으로 성공할 확률도 높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가 마지막으로 남긴 말이 귓가에 맴돈다. "나는 럭키한 사람이에요. 이 자리에 온다는 것은 주위 누군가의 희생이 따르지 않았다면 불가능 했을 겁니다."




김혜원 기자 kimhy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2606:30
    AI 산업 살리려면 '한국형 화이트칼라 이그젬션' 제도 나와야
    AI 산업 살리려면 '한국형 화이트칼라 이그젬션' 제도 나와야

    편집자주인공지능(AI) 3대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전쟁터에 뛰어든 한국. 정부가 강도 높은 정책을 내놓으며 비전을 제시했지만 정작 현장에선 주 52시간 근무제 때문에 개발자들의 AI 연구가 차질을 빚고 있다는 원성이 높다. AI 업계는 국가 전략만으로는 시장 선두에 설 수 없다고 지적한다. 혁신을 만들기 위해서는 획일적인 규제가 아닌 유연성을 갖춘 산업 생태계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입 모은다. 시행 중인 주 52시간 근무

  • 25.12.2506:30
    "일주일 100시간 일하면 2억 드립니다"…'시간제한' 없이 개발 가능한 미·영·일
    "일주일 100시간 일하면 2억 드립니다"…'시간제한' 없이 개발 가능한 미·영·일

    편집자주인공지능(AI) 3대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전쟁터에 뛰어든 한국. 정부가 강도 높은 정책을 내놓으며 비전을 제시했지만 정작 현장에선 주 52시간 근무제 때문에 개발자들의 AI 연구가 차질을 빚고 있다는 원성이 높다. AI 업계는 국가 전략만으로는 시장 선두에 설 수 없다고 지적한다. 혁신을 만들기 위해서는 획일적인 규제가 아닌 유연성을 갖춘 산업 생태계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입 모은다. 시행 중인 주 52시간 근무

  • 25.12.2206:30
    "한국, 주 52시간 고집하다간 경쟁력 잃고 뒤처진다"…경고 날린 AI업계
    "한국, 주 52시간 고집하다간 경쟁력 잃고 뒤처진다"…경고 날린 AI업계

    편집자주인공지능(AI) 3대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전쟁터에 뛰어든 한국. 정부가 강도 높은 정책을 내놓으며 비전을 제시했지만 정작 현장에선 주 52시간 근무제 때문에 개발자들의 AI 연구가 차질을 빚고 있다는 원성이 높다. AI 업계는 국가 전략만으로는 시장 선두에 설 수 없다고 지적한다. 혁신을 만들기 위해서는 획일적인 규제가 아닌 유연성을 갖춘 산업 생태계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입 모은다. 시행 중인 주 52시간 근무

  • 25.12.2107:00
     "이 업종은 연장근로 못 씁니다"…전쟁터의 시간, 52시간에 갇히다
    "이 업종은 연장근로 못 씁니다"…전쟁터의 시간, 52시간에 갇히다

    편집자주인공지능(AI) 3대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전쟁터에 뛰어든 한국. 정부가 강도 높은 정책을 내놓으며 비전을 제시했지만, 정작 현장에선 주52시간 근무제 때문에 개발자들의 AI 연구가 차질을 빚고 있다는 원성이 높다. AI 업계는 국가 전략만으로는 시장 선두에 설 수 없다고 지적한다. 혁신을 만들기 위해서는 획일적인 규제가 아닌 유연성을 갖춘 산업 생태계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입 모은다. 시행중인 주52시간 근무제

  • 25.12.2006:30
    AI 기업 80% "칼퇴 하면서 AI 개발 못해"…실리콘밸리 가는 이유 있어
    AI 기업 80% "칼퇴 하면서 AI 개발 못해"…실리콘밸리 가는 이유 있어

    편집자주인공지능(AI) 3대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전쟁터에 뛰어든 한국. 정부가 강도 높은 정책을 내놓으며 비전을 제시했지만, 정작 현장에선 주52시간 근무제 때문에 개발자들의 AI 연구가 차질을 빚고 있다는 원성이 높다. AI 업계는 국가 전략만으로는 시장 선두에 설 수 없다고 지적한다. 혁신을 만들기 위해서는 획일적인 규제가 아닌 유연성을 갖춘 산업 생태계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입 모은다. 시행 중인 주52시간 근무제

  • 25.12.2411:00
    부산·서울 무연고사 전국 최다…고령자 많은 구도심 집중
    부산·서울 무연고사 전국 최다…고령자 많은 구도심 집중

    대한민국 국민 10만명당 무연고 사망자 수는 평균 10.19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1년의 4.15명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특히 부산과 서울 등에서 무연고 사망자 수가 많았다. 24일 아시아경제가 전수조사를 통해 집계한 무연고 지수에 따르면, 전국 평균 무연고 지수는 2021년(4.15)보다 크게 높아진 10.19로 나타났다. 무연고 지수는 10만명당 무연고 사망자 수를 계산한 수치다. 이렇게 산출된 무연고 지수가 10을

  • 25.12.2411:00
    "그래도 장례는 나라서"…고독이 당연한 곳 '부산'
    "그래도 장례는 나라서"…고독이 당연한 곳 '부산'

    지난달 27일 부산 중구 영주동의 한 버스정류장에서 만난 정재남씨(86). 이웃 주민과 함께 담소를 나누던 정씨는 근처에 연고 없이 혼자 사는 사람이 있냐는 질문에 "여기 계단 내려가면 아흔 넘은 할머니 한 명이 있는데, 아플 때마다 죽겠다고 전화가 와서 거절하기도 뭐하고 가끔 들여다보고 있다"며 "그래도 평일엔 요양보호사란 사람이 와서 밥도 챙겨주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할머니 아들은 어릴 때 죽었고, 일본

  • 25.12.2411:00
    홀로 남은 아버지는 장례지도사를 택했다
    홀로 남은 아버지는 장례지도사를 택했다

    "고시원 총무로 일하면서 홀로 외롭게 떠나가는 이들을 너무 많이 봤습니다." 지난달 27일 부산 동구 범일동에서 만난 박상문씨(57)는 사전 장례주관자 지정 사업에 참여한 사연을 담담하게 설명했다. 사전 장례주관자 지정 사업은 무연고자 등이 생전에 자신의 장례를 맡길 사람이나 단체를 미리 지정하는 제도다. 사후에 발생할 수 있는 행정적 혼란을 막고 고인이 존엄하게 생을 마감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박씨는 올해 6

  • 25.12.2311:00
    아무도 오지않는 5호실의 적막…'가족도 거부' 세상에 없던 듯 외롭게 갔다
    아무도 오지않는 5호실의 적막…'가족도 거부' 세상에 없던 듯 외롭게 갔다

    지난달 5일 오전 강원도 원주의료원 장례식장은 상주와 조문객들로 분주한 모습이었다. 그런데 가장 작은 빈소인 5호실은 사뭇 다른 분위기를 풍겼다. 이곳에는 고(故) 권모씨의 빈소가 영정사진도 없이 차려져 있었다. 조문객은 아무도 찾아오지 않았다. 빈소 옆 식당에도 불은 꺼져 있었다. 기자는 비어있던 제사용 향로에 첫 번째 향을 피운 뒤 권씨를 조문했다. 빈소 앞 의자에 앉아 기다리기를 30분, 지역 봉사단체 회원 3명이

  • 25.12.2311:00
    연고자 있어도 무용지물…34%가 시신 인수 거부·무응답
    연고자 있어도 무용지물…34%가 시신 인수 거부·무응답

    최근 약 5년간 발생한 무연고 사망자 10명 중 3명은 연고자가 있음에도 시신 인수를 거부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아시아경제가 2021년부터 올해 5월까지 전국 지방자치단체 무연고 사망자를 전수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경찰이나 지자체에서 연고자에게 연락했으나 무응답 또는 시신 인수 거부·기피로 무연고자가 된 사망자는 시신 위임자가 확인되는 2만1896명 중 7336명(33.5%)이었다. 무연고 사망자는 가족 등 연고자가 아예

  • 25.12.1606:40
     ⑥ 생존과 직결되는 복지 문제로 챙겨야…"진단체계 만들고 부처 간 연계 필요"
    ⑥ 생존과 직결되는 복지 문제로 챙겨야…"진단체계 만들고 부처 간 연계 필요"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1606:30
    "케첩은 알아도 토마토는 본 적 없다"는 美…일본은 달걀 아닌 "회·초밥이 왔어요"⑤
    "케첩은 알아도 토마토는 본 적 없다"는 美…일본은 달걀 아닌 "회·초밥이 왔어요"⑤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1406:30
     ④ 이동식 마트는 적자…지원 조례는 전국 4곳 뿐
    ④ 이동식 마트는 적자…지원 조례는 전국 4곳 뿐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1306:30
    "창고에 쟁여놔야 마음이 편해요"…목숨 건 장보기 해결하는 이동식 마트 ③
    "창고에 쟁여놔야 마음이 편해요"…목숨 건 장보기 해결하는 이동식 마트 ③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1206:40
    "새벽배송은 사치, 배달이라도 됐으면"…젊은 사람 떠나자 냉장고가 '텅' 비었다 ②
    "새벽배송은 사치, 배달이라도 됐으면"…젊은 사람 떠나자 냉장고가 '텅' 비었다 ②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2612:13
    진중권 "이준석은 리틀 트럼프, 한동훈은 정치 감각 뛰어나"
    진중권 "이준석은 리틀 트럼프, 한동훈은 정치 감각 뛰어나"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진중권 동양대 교수(12월 23일)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오늘은 진중권 동양대 교수 모시고 최근 정국 상황 관련해서 촌철살인 진 교수님의 비평 듣는 시간 갖도록 하겠습니다.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진중권 : 예, 안녕하십니까. 소종섭 : 최근

  • 25.12.2309:51
    박원석 "대통령이 지방선거 판 중심에 떠오르고 있다"
    박원석 "대통령이 지방선거 판 중심에 떠오르고 있다"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12월 19일) 소종섭 :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 수사'가 빠르게 진행됩니다. 한학자 총재의 전 비서실장도 조사했고, 전재수 전 장관도 소환 조사했습니다. 전체적인 수사 흐름, 또 향후의 전개 상황 어떻게 봅니까? 박원석 : 일단 공소시효 논란도 좀 의식하는 것 같고 일각에서

  • 25.12.1810:59
    이재명 대통령 업무 스타일은…"똑부" "구축함" "밤잠 없어"
    이재명 대통령 업무 스타일은…"똑부" "구축함" "밤잠 없어"

    정부 부처 업무 보고가 계속되고 있다. 오늘은 국방부 보훈부 방사청 등의 업무 보고가 진행된다. 업무 보고가 생중계되는 것에 대해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감시의 대상이 되겠다는 의미, 정책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무 보고가 이루어지면서 이재명 대통령의 업무 스타일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대통령실 참모들과 대통령과 같이 일했던 이들이 말하는 '이재명 업무 스타일'은 어떤 것인

  • 25.12.0607:30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이현우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했다가 사망한 한국인의 장례식이 최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열린 가운데, 우리 정부도 해당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매체 등에서 우크라이나 측 국제의용군에 참여한 한국인이 존재하고 사망자도 발생했다는 보도가 그간 이어져 왔지만, 정부가 이를 공식적으로 확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