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충훈 기자] 덩치는 황소만 하지만 성격은 온순한 '돼지계의 신사'가 눈길을 끌고 있다.
주인공은 지난 5일(현지시각) 뉴질랜드 더니든에서 팔린 '토비'라는 3살짜리 수퇘지다. 전 주인 로저 렉 씨는 지난 33년간 몸담았던 양돈 사업에서 은퇴하며 토비를 처분했다.
전신이 하얀색인 이 돼지는 몸무게 600kg, 머리부터 꼬리까지 길이가 2m에 달한다. 서 있으면 키가 175cm인 로저 씨의 가슴께까지 온다.
로저 씨는 18년동안 도살장에서 일하며 수많은 돼지를 봤지만 토비만큼 큰 돼지는 본적이 없다고 말했다. 게다가 아직도 조금씩 자라고 있다는 것.
덩치가 크다고 식탐이 강하거나 별도의 성장촉진제를 쓴 것도 아니다. 토비는 양상추 등이 들어간 사료를 하루에 20L씩 먹지만 더 많이 달라고 떼를 쓰지 않는다.
로저 렉 씨는 "토비는 진정한 '돼지계의 신사'다. 그는 암컷을 기쁘게 할 줄 알고, 먹는 데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로저는 일년전 자신이 운영하는 파인힐 농장의 종돈으로 쓰기 위해 18개월된 토비를 사왔다. 이후 토비는 수없이 많은 자식들을 생산하는데 기여했다. 2주 전에 태어난 16마리의 새끼도 토비가 아버지다.
"토비가 도살되기 보다는 살아서 종돈 역할을 더 많이 하면 좋겠다"는 게 업계에서 은퇴한 로저 씨의 작은 바람이다.
박충훈 기자 parkjovi@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