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계약기간 만료…실적부진에 정규직 전환·해고 모두 부담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한때 부산 2공장 설립 얘기까지 오갔던 르노삼성자동차가 또 다시 부산공장에 근무중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지난 3월에 이어 두번째다. 판매가 호조를 보이면 채용이 가능하지만 실적이 부진한 현실을 감안할 때 선뜻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 부산공장의 계약직 사원 91명은 이달 중 정규직과 실업자의 기로에 놓일 전망이다. 2년간 맺은 계약기간이 오는 24일로 만료되기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회사에서 처리 문제를 놓고 생각이 많은 것으로 안다"면서 "비정규직은 혹시라도 계약 해지 통보를 할까봐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 상황이 3월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전망은 부정적이다. 르노삼성은 지난 3월에도 부산공장에 근무 중인 계약직원 173명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82명에 대해 재계약을 포기한 바 있다.
만약 회사가 이번에도 비정규직과 계약을 포기한다면 르노삼성은 정규직으로만 공장을 가동하게 된다.
르노삼성의 고민은 판매 부진에서 시작된다. 지난달 르노삼성의 국내외 판매대수는 1만3819대로 전월대비 6.9% 증가했지만 예년 수준에는 못 미친다. 역대 최대 호황이었던 2010년 12월의 경우 내수와 수출을 합쳐 2만8457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달 실적에서 내수는 5122대로 지난해 12월 8826대의 70% 수준에 불과했다.
이 같은 분위기에 따라 비정규직은 노조 가입도 섣불리 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권리 보호를 위해 노조 가입이 필요하지만 혹시나 정규직 전환에 장애물이 되지 않을까하는 우려 때문이다.
노조 관계자는 "비정규직에 대해서도 문호를 개방하고 있지만 계약 갱신 시점이라서 그런지 가입이 뜸하다"고 말했다.
르노삼성은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평일에 부산공장 가동을 중단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재고 관리를 위해서다.
회사 관계자는 "아직 생산계획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4일 정도 공장 가동을 멈출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르노삼성은 지난달 6일과 20일, 30일 등 평일에 공장 가동을 중단한 바 있다.
최일권 기자 i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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