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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라디오] 블랙 사바스, 남자가 멋있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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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왜 블랙 사바스 티셔츠를 입었을까요. 영화 <어벤져스>의 토니 스타크 이야기입니다. 물론 영화 <아이언맨> 엔딩송 ‘Iron Man’으로 만들어진 인연 때문이겠지만 그건 영화 바깥의 이야기입니다. 최고의 부호에, 테크놀로지의 집약체인 아이언맨인 그는 왜 명품 셔츠 대신 그런 티셔츠를 입었을까요. 그리고 왜, 그럼에도 그가 <어벤져스> 안에서 홀로 그리 빛나던 걸까요. 전자는 알 수 없지만 후자는 대답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엄청난 배경을 지닌 이 남자는 평범한 티셔츠를 입어도 빛나는 게 아니라, 그럼에도 어깨 힘주지 않고 록그룹 티셔츠를 입을 줄 알기에 그렇게 유머러스할 수 있는 거라고. 상품의 하이테크와 문화적 하이엔드를 혼동하지 않고 노장 록밴드를 존중할 줄 아는 남자이기에 유머러스하되 경박하지 않은 거라고요.


앞서 말한 <아이언맨> 엔딩 크레디트에서 증명된 것이지만 블랙 사바스의 ‘Iron Man’은 30년도 더 된 나이에도 불구하고 전혀 촌스럽지 않습니다. 헤비메탈의 역사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받는 < Paranoid > 앨범 수록곡답게, 딱딱 끊어지는 기타 리프는 21세기 밴드의 그것과 비교해도 밀리지 않을 만큼 박력 있습니다. 하드코어 류의 극렬한 스피드와 파워는 아니지만 오히려 적당한 톤과 템포 덕에 리듬 라인은 그대로 귀에 감깁니다. 말하자면 곡을 지배하는 리프 자체가 후크인 것이지요. 지금처럼 다양한 이펙터나 효과음을 쓸 수 없는 시기, 오직 기타와 드럼과 베이스의 합주만으로 청자의 귀를 홀리려는 그 패기가 시간을 초월한 명곡을 만든 셈입니다. 기술은 수단에 불과하단 말은 하지 않겠습니다. 분명 하이테크를 통해서만 완성할 수 있는 감동이 있습니다. 다만 그만큼, 하이테크에 의존하지 않기에 가능한 감동도 있습니다. 영상 테크놀로지가 집약된 액션신 속에서도 <어벤져스>에서 가장 도드라지는 건 현란한 CG가 아닌 토니의 유머와 포츠에 대한 순정인 것처럼요.


<10 아시아>와 사전협의 없이 본 기사의 무단 인용이나 도용,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10 아시아 글. 위당숙 기자 e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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