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가히 벤처 전성시대라 할 만하다. 지난 2009년 출시된 아이폰은 스마트폰 시대를 열어 젖혔고, 국내서는 어플리케이션 등 정보기술(IT)을 기반으로 한 벤처들이 봇물 터지듯 늘어났다. 벤처가 늘어나며 벤처에 대한 지원도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기존 벤처의 든든한 지원자였던 정부는 물론이고 대기업 등 민간 영역도 벤처 지원에 두 팔을 걷고 나섰다. 스타트업(창업 초기 벤처기업) 등 벤처들이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다양한 통로를 알아 봤다.
우선 엔젤투자가 있다. 엔젤은 스타트업 등 초기 벤처에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를 지칭하는 용어다. 28일 중소기업청(청장 송종호)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설치한 엔젤투자지원센터에 등록한 엔젤투자자가 4월 현재 1000명을 넘어섰다. 또 올 초부터 운영을 시작한 100억원 규모의 엔젤투자 매칭펀드는 창업초기기업 9개사에 13억원을 매칭투자했다.
이 같은 성과는 지난해 말부터 정부가 추진 중인 엔젤투자 활성화 정책에 힘입은 것이라는 게 중기청 측 설명이다. 중기청은 엔젤투자 저변확대를 위해 지난해 11월 엔젤투자지원센터를 설립했고, 올해는 예산 700억원을 투입해 1000억원 규모의 엔젤투자매칭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다.
벤처 지원에 적극적인 건 중기청만이 아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달 ‘방송통신 중소벤처 생태계 활성화’ 전략을 수립하고, 1인 창조기업 및 중소벤처기업 지원에 나섰다. 각 업체들을 창업기, 성장기, 정체기 및 재도약기로 구분, 기업의 성장 단계별 특성을 고려하여 지원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금융권도 참여했다. 산업은행은 무점포 수시입출금식 예금인 'KDB다이렉트(direct)'를 통해 유치한 연간 2조원 규모의 자금을 벤처창업과 소기업, 영세상인 등 금융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사용키로 했다고 최근 밝혔다.
민간의 벤처 지원도 활발하다. 지난 2월 아산나눔재단은 1000억원 규모의 정주영 엔젤펀드를 출범했고, 포스코 등 대기업과 7개 시중은행은 5000억원 규모의 청년창업지원펀드를 조성키로 했다.
선배 벤처들도 빠질 수 없다. 이니시스·다음창업자들이 만든 ‘프라이머’, 네오위즈 창업자가 만든 ‘본엔젤스 벤처파트너스’ 등은 이미 벤처 업계서 유명한 곳들이다. 또 넥슨은 게임 벤처의 창업과 성장을 돕기 위해 '넥슨앤파트너스센터(NPC)'를 설립하고 입주 희망 기업을 모집한다고 얼마 전 밝히기도 했다.
이 같은 사회 현상은 지난 2000년 벤처 붐 붕괴 후 위축됐던 벤처 시장의 활성화에 도움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중기청 관계자는 "엔젤발굴 및 투자 분위기 확산을 위해 포럼, 세미나 등 노력을 하고 있다"며 "오는 하반기부터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해 내년에는 활성화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승종 기자 hanarum@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