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올해는 1700억원 영업이익 흑자를 목표로 세웠는데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초과 달성이 기대됩니다. 특히 96조원의 운용 자금을 굴리는 예금ㆍ보험 사업에선 4%대 중반의 수익률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우편과 예금ㆍ보험 등 전체 사업을 합쳐 모두 15조원에 달하는 매출 규모를 자랑하는 거대 조직, 우정사업본부(이하 우본) 김명룡 본부장(55ㆍ사진)의 말이다.
이달 12일 취임 1주년을 맞은 김 본부장은 본지와 인터뷰에서 "매출 기준으로 재계 순위 20위권에 드는 기업"이라며 이 같은 포부를 밝혔다.
우본은 지난해 2484억원의 영업이익을 포함해 14년째 흑자 경영 중이며, 일반회계 지원(1000억원)과 공적자금상환기금 출연(660억원) 등 매년 국가 재정에 보탬이 되는 '숨은 일꾼'.
우본의 사업 포트폴리오는 우편과 예금, 보험 등 크게 세 가지로 구성된다. 김 본부장은 "우편 물량은 대체 통신 수단 발달로 2002년 55억통을 정점으로 감소해 48억통 수준에 정체돼 있다"며 "수익보다는 정부 산하기관으로서 '해야 할 일을 한다'는 자세로 시골과 도서 지역민을 위한 보편적 우편 서비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우편 사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은 국제특송과 같은 전략 상품 에서 찾고 있다. 김 본부장은 "우본의 국제특송 EMS의 지난해 발송 물량은 692만통, 매출은 2697억원에 달했다"며 "카할라 회원으로 가입을 희망하는 국가가 현재 2곳 대기 중"이라고 말했다. 카할라는 EMS 접수 시 약속한 배달 날짜보다 하루라도 늦으면 요금을 전액 배상해주는 서비스로 현재 회원국은 10개국이다.
예금과 보험 사업에서는 고객의 자금을 운용을 해 수익을 낸다. 투자의 제1원칙은 안정성이다. 우본은 국민연금 다음으로 거액의 자금을 굴리는 '큰 손'이다. 지난해 말 90조원이던 운용자금이 올해 말 96조원으로 늘 것으로 예상한다.
김 본부장은 "자금의 80~85%는 안전자산인 채권과 예금 등에 묻어두고 나머지의 일부는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높지만 수익률도 좋은 투자처를 찾아 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제위기로 양질의 자산을 내놓을 수밖에 없는 유럽 지역 은행에서 '좋은 상품'을 꾸준히 살펴보고 있고 올해는 해외 주식 투자 비중을 지난해 0.49%에서 1.07%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우본의 1분기 말 현재 운용수익률은 5%대로 당초 목표를 초과했다.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새로운 종류의 보험 상품 개발이 제한된 것과 관련해 김 본부장은 "기존 상품에 대한 수정은 허용하고 있어 보험 사업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고객 니즈에 맞춰 상품을 수정하고 새롭게 보급하겠다"고 말했다.
김혜원 기자 kimh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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