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송영길 인천시장이 재정난으로 보육교사 수당을 제대로 주지 못해 골치를 앓다가 문성근 민주통합당 대표 권한대행에게 전화를 걸어 지방 재정 문제 해결을 호소한 사연이 알려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 23일 송 시장은 인천시청에서 인천시 보육교사협회추진위원회 소속 보육교사 및 인천사회복지보건연대ㆍ인천여성회 등 시민단체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보육교사들과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송 시장에게 "복지 정책을 전면에 내세워 당선돼 놓고 이럴 수 있냐"고 호소했다. 인천시가 보건복지부에서 책정한 근무환경수당을 다 주지 않고 있다며 시정을 촉구한 것이다.
이날 이들이 송 시장을 만나 수당 문제를 따지게 된 사연은 이렇다. 보건복지부는 올해 3월부터 보육교사 근무환경 개선을 위해 기존 처우개선 수당 17만원 외에 국가와 지자체가 50%씩 부담해 보육교사들에게 근무환경수당 5만원을 주기로 했다. 또 만 5세 누리과정 담당 교사에게는 30만원을 별도로 '근무환경수당'으로 지급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인천시는 지난해 연말 급작스러운 정부의 결정으로 미리 준비하지 못한 데다 재정난까지 겹쳐 근무환경수당 분담 예산을 마련하기 어렵다며 일종의 편법을 동원했다.
근무환경수당 지급은 국비 보조 사업이라 안 할 수가 없는 만큼 5만 원을 지급하긴 하되, 시가 분담해야 할 2만5000원 중 5000원만 신규 편성하고 2만원은 기존 처우개선비를 삭감해 충당한 것이다. 인천시는 게다가 만5세 누리 과정 담당 교사에게 국가가 30만원의 근무환경수당을 지급한다는 점을 이유로 아예 기존 처우개선비 17만원 전액을 삭감해 버렸다.
인천시는 이로 인해 보육교사 지원 예산을 지난해 74억원에서 올해 69억원으로 5억원 절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자 인천 지역 보육 교사들은 지난 3월말부터 인천시청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는 등 인천시의 수당 삭감에 반발하고 있다. 이날 송 시장과의 면담은 이러한 수당 문제를 풀기 위한 자리였다.
보육 교사들은 열악한 근무 환경과 보수 체계의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고, 타 지역과의 형평성 문제도 지적했다. 특히 "타 지역에서 수당을 더 주게 되는 꼴이 되면서 인천 지역의 보육 교사들이 서울과 경기도 등으로 빠져나가고 있다"며 "100만원 도 채 안 되는 월급을 받으면서 고생하고 있다"며 울먹였다.
이 자리에서 송 시장도 보육교사들의 이같은 호소에 안타까움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후 이날 저녁 인천시 홈페이지 시정일기란에 글을 올려 "보육 문제에 대해 어느 도시보다 관심을 갖고 추진하고 있는 마당에 보육교사 처우 개선을 좀더 충분히 못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100만원도 채 안 되는 월급을 받고 고생하고 있다는 보육교사의 울먹이는 말을 들으니 눈시울이 뜨거워진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업이 잘 안되어 어려움에 빠진 아빠 앞에 학교등록금과 생활비 부족을 호소하는 어린 딸의 눈물을 보는 것 같아 더욱 가슴이 아프다"며 "시급히 재정대책이 정리되는 대로 토목사업은 일부 못하더라도 보육, 교육 분야에 대한 투자는 지속적으로 해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송 시장은 면담이 끝난 직후 문성근 민주통합당 대표 권한대행에 전화를 걸어 답답한 마음을 호소했다. 지방 재정이 어려운데 정치권에서 대책을 마련해 줘야 하지 않겠냐는 내용이었다.
그는 문 대표에게 "당에서 자치단체장을 불러 지방재정현안에 대해 청취를 해주고 이번 원 구성 협상에서 반드시 지방재정대책 특위를 국회에 설치해 달라"며 "만0-2세 보육료는 정부가 전액 지원해 줘야 하며 양도세 인상을 통해 지방세 재원을 확보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문 대표도 공감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봉수 기자 b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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