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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 위기를 기회로<중>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수수료 인하 요구 등으로 수익구조에 비상이 걸린 신용카드사들이 자구책 마련에 한창이다.


외부 환경도 문제지만, 카드산업 자체도 포화상태에 이른 만큼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렵다'는 인식이 이미 형성돼 있다.

내부적으로는 비용 축소, 수익구조 재정비에 나서고 있으며 외부적으로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고군분투중이다.


◆수익구조 변화ㆍ비용축소 노력="젖소목장이 있는데 우유 판매는 적자라 소를 사고파는 일이 주업이 됐다. 그런데 소 장사로 돈을 버니 우유값을 더 낮추란다." 정태영 현대카드ㆍ캐피탈 사장이 지난해 가맹점수수료를 낮추라는 압박에 카드사들의 불만을 간접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가맹점수수료는 우유 판매, 카드론 등 대출사업은 소에 빗댄 것이다.

가맹점 단체와 카드사들은 서로 입장을 고수한 채 평행선을 달려왔다.


그러나 최근 카드업계는 34년만에 수수료율 체계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여신금융협회가 한국개발연구원(KDI) 등에 용역을 맡겨 새로운 수수료율 체계를 만들고 있는 것. 이미 정부가 카드수수료율을 정하도록 의무화하는 여신전문금융업법(여전법) 개정안이 통과됐지만, 올 12월부터 법이 시행되기 이전에 합의를 통해 새로운 개편안을 만들어보겠다는 취지다. 연구용역 결과는 오는 26일 발표된다.


수수료율 체계 손질 이전에 카드사들이 먼저 손댄 부분은 불필요하게 발생하는 비용을 줄이는 것이다. 카드를 쓸 때마다 핸드폰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주는 무료 알림서비스를 축소하고, 종이로 보내주던 카드명세서도 이메일 방식으로 전환하고 있다.


모집인 비용을 줄여보려는 노력도 있다. KB국민카드의 경우 "이제는 원(One)카드 시대를 열어야 한다"며 혜담카드를 내놓고, 하나의 카드에 고객이 원하는 혜택을 자유롭게 담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현대카드 또한 모집인 없이 카드를 발급받고, 대신 그 혜택을 고객에게 돌려주는 다이렉트(DIRECT) 카드를 출시했다.


마케팅 구조도 살피고 있다. 그간 카드사들의 경쟁이 심화되며 어쩔 수 없이 각종 할인 혜택을 걸었는데, 이를 줄여나가겠다는 것.


카드업계 관계자는 "수익구조 변화, 마케팅비용 축소 등 국내 카드업계가 패러다임 변화를 꾀하고 있다"며 "고객에게 가는 피해는 최소화하려고 하지만, 고객들도 약간의 혜택 축소는 감안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해외ㆍ모바일 등 신시장 개척=지난해까지만 해도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던 해외진출도 활발해졌다.


국내를 찾은 관광객을 타깃으로 한 카드영업은 물론이고 해외 현지에서 현지 카드사와 협약을 맺고 본토에 진출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신한카드는 중국 현지에서 중국인들을 대상으로 신용카드 사업을 벌인다는 방안에 따라 최근 중국 카드사인 인롄과 '상호 지불 결제 사업 발전 등을 위한 협약'을 맺었다. BC카드는 국내 카드사 가운데 처음으로 인롄카드와 손잡고 국내 회원들이 중국에서 신용카드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롯데카드도 인롄과 제휴해 국내 롯데카드 회원들이 중국 내 인롄 가맹점과 현금입출금기(ATM)를 이용할 수 있는 제휴카드를 출시했다. KB국민카드는 올 상반기 안으로 중국공상은행(ICBC)과 제휴, 체크카드를 내놓을 예정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카드시장이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만큼 이같은 해외 진출은 카드사들의 신시장 개척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당국의 정책을 통해 신용카드 이용 비중은 지난 2000년 2.1%에서 2010년 32%까지 상승했다. 중국 내 인롄카드 결제액도 2011년 말 2900조원으로 전년 대비 45% 늘었으며, 2015년에는 4700조원까지 늘 전망이다.


모바일 카드 시장도 카드사들이 눈여겨보는 분야다. 인프라 구축 문제 등으로 당장 크게 활성화되지는 않더라도,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급증하고 있는 만큼 미리 대비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모바일 카드시장 점유율이 90%에 이르는 하나SK카드가 빠른 속도로 고객을 확보하고 있으며, BC카드도 최근 모바일 지급결제의 국가표준(KS)으로 제정된 '차세대 모바일카드'를 바탕으로 활성화에 나설 방침이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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