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만에 1500여건 접수.. 평소의 12배
피해 신고금액만 12억원.. 신고건수ㆍ피해액 지속증가 전망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제 신변은 확실하게 보호되는 건가요? 사채업자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장사하는 식당으로 찾아와서 욕하고 협박하고... 이제까지 겁나서 어디에 말도 못했습니다. 길에서 주운 전단지 보고 일수대출 받은 돈이 2억원으로 불어나서 이제는 감당이 안되는데, 어떻게 방법이 없겠습니까?"(박모씨)
"내 신용등급에 돈 빌릴데라고는 대부업체나 일수꾼 밖에 없다고 해서 2300만원이나 갖다 썼는데.. 39% 이자 내기도 버겁습니다. 혹시 저금리 대출로 바꿀수 있을까요?"(최모씨)
금융감독원 7층에 마련된 '불법사금융 피해신고센터'에는 불법 사금융 피해신고와 상담전화가 쉴 새 없이 빗발쳤다. 불법 추심으로 신변의 위협을 느끼고 있다는 호소에서부터, 고금리 대출을 저금리로 전환하는 방법을 묻는 전화까지 내용도 다양하다.
금감원이 18일 문을 연 '불법사금융 피해신고센터'에는 첫날 하루 744건의 상담과 760건의 피해신고를 포함, 총 1504여건의 민원이 접수됐다. '불법사금융 피해신고센터'는 기존 '서민금융종합지원센터'를 확대ㆍ개편한 조직으로, 과거 서민금융종합지원센터의 접수 민원은 하루 120건에 불과했다. 개편 후 하루만에 접수규모가 12배 증가한 것. 순간적으로 전화가 폭주하는 바람에 신고 대표전화인 1332 연결이 일시적으로 중단되기도 했다. 고금리 대출(312건)이나 대출사기(135건) 문의가 가장 많았고, 일부는 불법 채권추심(85건)에 시달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신고된 피해금액은 12억원에 달한다.
신고처리는 신속히 이뤄졌다. 사채업자에게 협박과 위협을 받던 박모씨 사례와 관련, 센터는 즉시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또한 새희망홀씨 등 저금리의 서민금융 상품을 박씨에게 안내해 금리 부담을 덜 수 있도록 했다. 연이율 39%의 고금리로 총 7개 대부업체에서 2300만원을 대출받은 최모씨에게는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바꿔드림론을 안내했다.
금감원은 앞으로도 피해신고에 한해 수사기관에 통보하고, 자산관리공사와 신용회복위원회 등 서민금융기관을 통해 정밀상담을 받도록 유도할 예정이다. 향후 지속적으로 피해신고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 대처역량도 확대할 방침이다.
권혁세 금감원장은 "신고자들의 피해신고 내용이 고금리인지, 추심인지 등등을 면밀히 파악하고 적극 홍보해 민원제기를 꺼리고 있는 일부 피해자들도 나설수 있도록 할 것"이라면서 "센터의 집중 운영기간인 45일 이후에도 금감원 내부의 관련 인력을 확충해 민원에 대처해나가겠다"고 설명했다.
권 원장은 이어 "이후 서민금융에 대한 추가적인 자금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며, 제도권 금융과 제2금융권 등을 통해 서민들에게 원활히 대출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고금리대출이나 불법채권추심 등 피해현황에 대한 신고는 국번없이 1332번 등 전화를 통해 가능하며, 금감원 참여마당(www.fss.or.kr), 서민금융119(s119.fss.or.kr) 등 인터넷으로도 할 수 있다. 집중 신고기간은 다음달 31일까지이며 평일 오전 9시에서 오후 9시, 주말 오전 9시에서 오후 6시까지다.
김현정 기자 alph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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