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가치 제고 의지, 올레경영 2기 사업성공 확신 등 해석..3만원대 붕괴 앞두고 영향 주목
[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이석채 KT 회장이 집권 2기 첫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주주가치경영'을 표방하는 이 회장의 평소 경영신념을 실천에 옮긴 것이다. 요금인하 등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이 회장의 자사주 매입이 주가 반등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KT는 이 회장이 지난 16일 KT 지분 1860주를 주당 3만550원에 장내매수했다고 18일 밝혔다. 취득단가와 주식수를 고려한 총 매입가는 5682만3000원이다. 이 회장은 지난 2009년 부임 이후 2010년과 지난해 2월, 2차례에 걸쳐 각각 4960주, 2157주를 장내매수한 바 있다. 이번 자사주 매입은 집권 2기가 시작된 후 처음 이뤄진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이 회장은 연임이 확정된 지난달 정기주주총회에서 주식가치 제고 의지를 강력히 표명했다. 이 회장은 당시 "주식가치를 높이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아울러 올레경영 2기 3년 동안 매년 주당 배당금을 2000원으로 유지할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내수 사업 위주의 KT가 주주들에게 배당주로 인식되는 만큼 배당 하한선을 제시해 주주들의 심리를 안정화시키기 위한 포석이다.
지난해 8월1일 이후 줄곧 3만원 중ㆍ후반대에 머물렀던 KT 주가는 올 들어서만 14% 수준의 하락률을 기록, 3만원선마저 위협받고 있다. 특히 지난달 정기 주총에서 이 회장이 직접 배당의지를 표명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5%가 넘는 하락세를 경험했다.
늦은 롱텀에볼루션(LTE) 상용화에 따른 실적 우려와 총선 이후 본격화될 요금인하 압박 등이 주가 하락의 주요 악재로 작용했다. KT의 올 1ㆍ4분기 수익성이 지난해에 이어 하락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 점도 주가 하락의 빌미를 제공했다. KT의 1분기 예상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하락률은 각각 36%, 46%로 추정됐다.
이런 상황에서 이 회장의 자사주 매입이 주가 반등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KT의 주가가 3만원 대 붕괴를 눈앞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회사 CEO로서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규모가 작고 매년 비슷한 시기에 자사주 매입이 있었지만 집권 2기 첫 자사주 매입인만큼 의미있는 행보"라고 평가했다. CEO로서 책임 있는 경영 행보로 평가할 수 있다는 얘기다. 여전히 고전이 예상되지만 높은 배당수익률, 가입자당평균매출(ARPU) 상승, 비통신 사업 성장 기대감 등 호재도 있다.
양종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이후 LTE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따라 내년 ARPU는 올해 대비 2.9% 수준 증가할 것"이라며 "미디어, 신용카드, 부동산 등 비통신 사업 분야에서의 성장성도 높다"고 전했다.
임선태 기자 neojwal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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