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미래맵스스마트Q토탈리턴 1371억, 꼴지 동양MYACE안정형 42억
[아시아경제 정재우 기자] 출범 4개월째를 맞이한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에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가장 규모가 큰 헤지펀드와 가장 작은 헤지펀드의 설정원본(설정액) 차이가 무려 32배에 달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의 전체 설정원본은 지난 13일 기준 5736억원이다. 지난 12월 출범 당시 설정원본이 1500억원 수준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넉달 만에 4배 가까이 몸집을 불린 셈이다. 현재 11개 운용사가 총 17개의 헤지펀드를 운용하고 있으며, 평균 설정원본은 337억원 수준이다.
현재 가장 규모가 큰 소위 '잘나가는' 펀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맵스스마트Q토탈리턴전문사모펀드'로 설정원본이 무려 1371억원에 달한다. 미래에셋자산운용과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이 합병하기 전 미래에셋맵스가 지난해 12월 운용을 시작했다. '에쿼티 롱숏' 전략을 주로 사용하는 다른 헤지펀드들과 달리 '채권 차익거래' 전략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자산운용의 '삼성 H클럽 Equity Hedge 전문사모펀드'가 832억원으로 설정액 규모에서 2위에 위치했으며,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의 '신한BNPP 명장한국주식롱숏 전문사모펀드'와 삼성의 '삼성H클럽 멀티스트레티지 전문사모펀드'가 각각 569억원, 364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하지만 규모가 평균 이상을 넘긴 잘나가는 펀드는 이 4개 뿐이었고, 나머지 13개 헤지펀드의 설정액은 모두 평균에 미치지 못했다. 그 중 6개 헤지펀드는 설정액이 200억원도 안 됐으며, 특히 동양자산운용의 '동양MYACE안정형전문사모펀드'는 운용을 시작한지 4달이 지났지만 설정액이 42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규모가 가장 큰 미래에셋의 '미래에셋맵스스마트Q토탈리턴전문사모펀드'와는 32배 이상 차이가 나는 상황이다.
헤지펀드간 빈익빈부익부 현상이 심화되면서 이들에게 매매주문, 주식대차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라임브로커(PB)시장에서도 쏠림현상이 일어났다. 대우증권, 우리투자증권, 삼성증권, 현대증권, 한국투자증권이 참여한 PB시장에서 설정원본 기준 시장점유율(M/S)의 절반 이상을 대우증권이 차지한 것.
대우증권은 설정액 규모 1위부터 4위까지 4개 헤지펀드의 PB를 담당해, 3137억원 규모의 헤지펀드에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전체 시장의 54.7%를 점유한 것으로 집계됐다. 우리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이 각각 1000억원 수준의 헤지펀드에 PB업무를 진행하고 있으며, 현대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각각 300억원, 143억원 수준으로 PB서비스를 제공하는 헤지펀드의 규모가 상대적으로 영세했다.
정재우 기자 jj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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