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불황땐 주식보다 채권 더 선호

자본시장연구원, 증권신고서 접수 통계 살펴보니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기업들은 경기가 불황일 때에는 주식보다는 채권 발행을 통해 자금을 마련하려는 경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본시장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최근 증권신고서 현황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증권신고서 접수는 경제상황이 좋지 못했던 2008년과 2011년에는 감소한 반면, 경제상황이 좋았던 2007년과 2009년에는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증권신고서는 기업들이 유가증권을 발행하기 전에 금융감독원에 제출하는 서류로, 기업의 사업 내용, 재무 내용 따위와 유가 증권의 종류, 발행액, 자금 사용 목적, 기타 사항이 기재돼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금감원이 접수한 증권신고서는 지난 2007년 928건에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발했을 때에는 745건으로 줄어들었다가 2009년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1075건으로 급증했다. 하지만 지난해 일본 대지진, 유럽 재정 위기 등으로 인해 주식시장이 침체되자 접수 건수는 다시 743건으로 줄었다.

특히 경제상황이 좋지 못한 해에는 주식발행 신고서의 비율이 낮고, 채권발행 신고서의 비율이 높은 반면, 경제상황이 좋은 해에는 반대의 현상을 보이고 있다.

즉, 2007년 주식발행 신고서의 제출 비중은 50.11%(465건)였으나 2008년 44.83%(334건)으로 줄었고, 2009년에는 50.51%(543건)으로 증가했다가 2011년에는 30.42%(226건)로 내려앉았다.

채권발행 신고서의 제출 비율은 2007년 49.89%(463건)→2008년 55.17%(411건)→2009년 49.49%(532건)→2010년 53.80%(467건)→2011년 69.58%(517건)으로 정반대의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기업들이 불황일 때에는 자금 마련의 일환으로 변동성이 큰 주식보다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채권에 더 의존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향후 채권발행 신고서 제출 건수의 증감에 따라 기업이 느끼는 체감경기를 가늠해 볼 수 있다고 연구원측은 전했다.

채명석 기자 oric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