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종일 기자] 4·11 총선 개표가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11일 오후 서울 강남을 개표장에서 미봉인 투표함이 발견돼 논란이 일고 있다. 정동영 민주통합당 후보 측은 문제 있는 투표함이 18개에 달한다고 주장하며 개표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날 오후 7시30분께 서울 강남구 학여울역 SETEC 개표장에서 봉인 처리가 안된 투표함이 무더기로 발견됐다.
정동영 후보 의원실의 황유정 비서는 자신의 트위터(@hwangyujeong)에 "(문제가 있는 투표함은) 총 18개"라며 "이번꺼는 자물쇠가 안 잠긴 채로 왔다. 선관위 직원이 손으로 얼른 잠그려다 걸렸다"라는 글을 자물쇠가 풀어진 투표함 사진과 함께 공개했다. 정동영 후보의 장형철 보좌관 역시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문제가 있는 투표함은 18개"라고 밝혔다.
황 비서는 "바닥에 (봉인) 도장이 찍히지 않은 투표함이 10개가 넘는다"며 "이미 개표한 것도 있으니 실제로는 이거보다 더 많다"고 주장했다.
문제가 드러난 투표함은 일원2동 제1투표소, 수서동 제4투표소, 개포4동 제4투표소 등 강남을 지역 14개와 압구정동 등 강남갑 지역 2개로 확인됐다.
정동영 후보 측의 개표 참관인이 미봉인 투표함을 발견하면서 개표는 일시 중단됐으며 정 후보 측은 개표 중단을 요청했다. 민주통합당도 선관위 측에 개표 중단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거법에 따르면 투표가 종료되면 참관인의 참관 아래 투표함의 입구 및 자물쇠를 봉인해야 하며 봉인 후에는 선관위 도장을 찍어 봉인을 확인해야 한다. 개표를 할 때도 투표함의 이상 여부를 확인한 후에 투표함을 열도록 돼 있다.
선관위는 문제가 있는 투표함을 유효투표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하고 개표를 이어나가고 있어 정 후보 측과 마찰을 빚고 있다.
선관위 관계자는 "급하게 투표함을 밀봉해 가져오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긴 것 같다" 며 "고의성은 없고 부주의로 인한 문제"라고 해명했다.
김종일 기자 livew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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