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윤미 기자] 미국 유력 언론매체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현지시간) 미국 정부가 세계은행 총재로 지명한 김용 다트머스대 총장에 대해 경제·금융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내용의 비판적인 기사를 보도했다.
WSJ은 이날 김 총장이 대학총장에 오르기 3년 전 '헤지펀드'가 뭔지 모른다고 인정했었다면서 그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이틀간 금융에 대한 특강을 받은 적도 있다고 전했다. 한마디로 그의 금융·경제 문제에 대한 경험 부족은 세계은행 총재로의 자질이 의심스럽다는 것이다.
WSJ은 김 총장이 지난 20년간 출간한 논문과 증언, 발언 등을 검토했다. 그 결과 김 총장은 보건 전문가로 빈곤국가에 대한 해외 원조 등을 강력하게 주장했지만 세계은행 총재에게 필요한 금융이나 경제 문제에 대한 경험은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김 총장의 경력은 보건·의료 분야에 집중돼 있고 개발과 원조 등의 분야에서도 보건 차원에서만 접근했다고 WSJ는 설명했다.
미국이 지명한 김 총장에 대한 비판적 보도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미국 유력 매체인 WSJ가 이처럼 김 총장을 공격적으로 비난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영국 경제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 영국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 등 유럽 및 해외 언론들은 최근 경제와 금융에 대한 전문성이 부족한 김 총장에 대한 비난 기사를 잇따라 내놨다. 또 이들은 김 총장보다 나이지리아 재무장관인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가 세계은행 총제로 더 적합하다는 분석도 보도해왔다.
하버드대 출신인 오콘조-이웨알라는 세계은행 집행이사를 역임하면서 개도국 경제지원을 담당했던 실무형 경제학자다. 세계은행 전 이사와 경제학자들도 이달 초 오콘조-이웨알라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이 같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김 총장의 세계은행 총재 당선 가능성은 높다.
블룸버그 통신 등 대부분의 미국 언론들은 김 총장의 당선에 이변이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며 김 총장 비판 기사를 실은 WSJ마저도 그의 당선은 사실은 확실하다고 전했다. 세계은행의 지분이 가장 많은 미국이 김 총장을 지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은행은 이날부터 11일까지 3일 간 김 총장과 오콘조-이웨알라, 콜롬비아 재무장관 출신의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인 호세 안토니오 오캄포 등 3명의 후보를 면접한다. 이를 통해 오는 20~21일 이사회에서 임기 5년의 신임 총재를 선출할 계획이다.
조윤미 기자 bongb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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