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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세 그리스 약사의 자살.."그리스 시민들 긴축조치 항의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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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4일(현지시간) 오전 9시 77세의 한 노인이 그리스의 수도 아테네 사람들의 발걸음으로 분주했던 산타그마 광장 한복판에 서서 권총을 꺼내 스스로 머리를 쏴서 목숨을 끊었다.


그리스 언론들은 그 노인은 그리스 정부가 연금을 삭감해 자신이 무일푼이 되어버렸다는 유서를 남겼다고 보도했다. 그가 목숨을 끊은 자리에는 꽃들이 놓여 있으며, 온라인에는 그를 애도하는 글이 답지하고 있다고 영국이 BBC가 5일(현지시간) 전했다.

그리스 의회 근처이기도 한 산타그마 광장에는 수백명의 시위대가 모여 밤 늦게까지 정부를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화염병 등으로 경찰을 공격했고, 경찰은 최루탄으로 맞섰다.


자살한 노인의 신분이 공식적으로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그리스 언론들은 그를 1994년까지 약국을 운영했던 디미트리스 크리스토울라스라고 보도하고 있다. 이들 언론에 따르면 그는 부인과 아내가 있는 은퇴 약사로 알려졌다.

그의 자살현장에서 경찰이 발견한 유서에는 “35년간 꼬박꼬박 내왔던 연금으로는 더 이상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없게 됐다"면서, "그리스 정부가 살려고 아등바등하는 자신의 모든 노력들을 끊어 놨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유서에 “이미 나이가 들어 정부에 적극적으로 항의해 나갈 수도 없게 됐다며, 살기 위해 쓰레기통을 뒤져 먹을 것을 찾는 상태에 이르지 않기 위해 존엄하게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 이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었다”고 남겼다.


그의 자살을 목격했던 사람들은 그가 "나는 빚이 있으며, 더 버틸 수가 없다. 내 자식들에게 빚을 물려줄 수는 없다"라고 외쳤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그의 자살 현장에는 “누가 다음 희생자가 될 것인가”라는 메모들이 나무에 붙어 있다고 BBC는 전했다.


루카스 파파데모스 그리스 총리는 그의 죽음을 “비극”이라고 부르며 “힘든 시기동안 그리스 정부와 시민들은 절망에 빠진 사람들을 서로 도와야 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그리스 집권 여당인 에반젤로스 베니젤로스 사회당 당수는 동료 의원들에게 “정치적인 발언”을 삼가고 “연대와 단결된 모습을 보이자”고 호소했다.


안토니스 사마라스 신민당 대표는 “정치인들이 절망으로부터 그리스인들을 구해내기 위해 더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자살을 계기로 그리스 옮겨져 구제 금융에 반발하던 군소정당들은 유로존국가들과 국제통화기금(IMF)가 제시한 긴축조치에 동의했던 거대정당들을 향해 포문을 열면서, 긴축정책에 대한 반발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리스 정부의 긴축 조치로 그리스 정부는 파산에서 구원받았지만, 긴축조치로 수많은 공무원이 해고되고 세금은 올랐으며 연금 및 사회복지 혜택은 축소됐다. 로이터 통신의 조사에 따르면 2010년 그리스인들은 전년에 비해 자살률이 18% 올랐으며, 지난해 아테네 자살률은 전년에 비해 25%이상 올랐다.




나주석 기자 gongg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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