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올의 쓴소리, "자신들을 사찰해야지...사욕위해 국가를 동원하다니"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도올 김용옥 한신대 석좌교수는 3일 총선정국에서 불거진 민간인 불법사찰 파문과 관련, 사리사욕을 위해 국가를 동원했다면서 이명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김 교수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대의를 망각하고 사적인 판단과 사적인 욕망을 위해서 국가 전(全) 체제를 동원한 유래는 단군 이래 한 번도 없다"면서 "국민들이 무엇을 원하냐, 안 원하느냐를 떠나 자기의 기존의 관념을 갖고 모든 것을 조작해 나간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국민들이 대통령을, 청와대를 사찰할 수는 있어도 어떻게 청와대가 국민을 사찰하는가"라면서 "공자가 말한 정치라는 것은 '바르게 하는 것'이다. 당신이 바르게 행하는데 국민이 감히 부정을 행하겠는가. 그렇기 때문에 자기가 스스로 사찰해야지 왜 국민들 사찰하느냐"고 따졌다.
김 교수는 이번 총선정국에 대해서는 "이렇게 야비하게 모든 사람들이 염치가 없이 도덕적으로 해이한 것은 내가 체험하는 한에 있어서는 처음인 것 같다"면서 "임금이 인(仁,어질인)하지 못하면 모든 사람이 불인(不仁)하게 돼 있고 임금이 인하면 비로소 국민들이 인하게 된다"고 했다.
김 교수는 총선정국을 총체적 난국으로 규정하면서 전국이 쥐로 들끓고 있다고 했다. 그는 "쥐는 자기들이 생존을 위해 갉아먹고 가는 것이어서 죄가 아니지만 인간에서 볼 때 나쁜 놈처럼, 얌체처럼 보이는 것"이라면서 "멀쩡하게 잘 사는 사람들이 자기 욕망의 극대화를 위해서 그냥 닥치는 대로 갉아먹고 해를 끼치고 쏜살같이 법망을 피해 도망다닌다"고 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는 국민들이 혐오감(을 갖고 있고), 지금 정치가 큰일이다. 아주 혼란스러운 사태를 유발하고 모든 것을 동조한 세력들이 제거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MB 정부와 거리두기에 나선 새누리당을 향해서는 "새누리당도 지금 이명박 대통령을 비판할 대로 한다"면서 "이명박 대통령을 자기들이 만들어놓고 그 사람이 그렇게 하도록 여태까지 모든 서포터를 해 놓고 이제 와서 비판하면서 자기들은 면죄부를 얻는다는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
김 교수는 차기 대통령의 자질과 관련해서는 주변국과 세계를 아우르고 한국의 위상을 정립하는 대통령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언급하면서 "대선을 하는 과정에서 미국에 사진 찍으러 가지 않겠다고 했지만 사진을 찍으러 갔다. 모든 게 잘못된 것"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우리 민족의 문제는 중국, 소련(러시아와 독립국가연합을 지칭), 일본, 미국 그리고 유럽연합(EU) 같은 데까지 포함하는 포괄적이고 글로벌한 시각 속에서 한국의 위상을 정립할 줄 아는 사람만이 대통령의 자격이 있다"고 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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