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흥순 기자]태국의 부리람 유나이티드가 2012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의 ‘태풍의 눈’으로 주목받고 있다.
태국 클럽으로는 유일하게 AFC 챔피언스리그 무대를 밟은 부리람은 당초 K리그 디펜딩챔피언 전북현대, J리그를 제패한 가시와 레이솔(일본), 슈퍼리그 우승팀 광저우 헝다(중국)가 속한 H조에서 최약체로 분류됐다. 막상 뚜껑이 열리자 상황은 달라졌다. 부리람은 3월 7일 안방에서 가시와를 3-2로 물리친데 이어 3월 21일 원정에서 광저우마저 2-1로 제압, H조 단독선두로 나섰다. 전북에 나란히 1-5의 충격적인 패배를 안긴 두 팀을 상대로 연승행진을 펼치며 파란을 일으킨 것.
부리람은 오는 4일 홈에서 전북을 상대로 AFC 챔피언스리그 3차전을 치른다. 초반 무서운 상승세의 부리람과 연이은 참패로 분위기 반전이 시급한 전북이 펼칠 한 판 승부에 축구팬들의 관심이 쏠리는 건 당연지사. 태국 매체들은 이미 부리람을 H조의 다크호스로 꼽는 등 앞 다퉈 선전을 예상하고 있다. 이미 예견된 결과라는 반응도 적지 않다.
배성재 방콕FC 감독은 태국 디비전1의 유일한 외국인 지도자다. 긴 시간 부리람을 지켜본 그는 “아프리카 출신 외국인 선수들과 4~5명의 태국 국가대표 멤버들이 포진해 있다”며 “부리람에 몸담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선수들이 상당한 자부심을 느낀다. 특히 지난 시즌 탄탄한 팀워크를 바탕으로 2위 팀을 승점 20점차 이상으로 따돌리고 타이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리그에서 패한 건 한 차례에 불과했다”라고 설명했다. 부리람은 리그 외에도 FA컵, 도요타컵 등 지난해 자국에서 열린 대회를 모두 휩쓸었다.
부리람은 지난해까지 타이 프리미어리그의 부리람 PEA FC와 디비전1의 부리람FC, 두 개 팀으로 나눠 운영됐다. 구단은 네윈 치드촙-카루나 치드촙 부부가 각각 구단주를 맡아 리그 우승을 거둔 뒤 올 시즌을 앞두고 부리람 유나이티드로 재편됐다.
광저우와 가시와를 상대로 거둔 승리는 새로운 행보의 청신호나 다름없었다. 배 감독은 “선수들이 강팀들을 연거푸 물리쳤다는 데 상당한 자부심을 느낀다”며 “이미 전북과의 경기를 철저하게 준비했다. 승리를 거머쥘 충분한 실력도 갖췄다”라고 말했다. 이어 “전북은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전북은 ‘태풍의 눈’을 피해갈 수 있을까. AFC 챔피언스리그 16강으로 가는 길은 여전히 가시밭길이다.
스포츠투데이 김흥순 기자 s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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