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미국에서 지난해 사망한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의 경영 스타일을 모방하는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교과서는 바로 잡스 사망 이후 등장한 전기 '스티브 잡스'다.
WSJ에 따르면 미국 매사추세츠주에서 파일공유사이트 오피스드롭(OfficeDrop)의 최고경영자(CEO) 프라사드 타미네니(42)는 잡애플 아이튠스 스토어를 통해 자사 애플리케이션를 판매해 왔으나 이른바 스티브 잡스의 열렬한 팬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의 전기를 읽고 난 후 기업경영의 각종 아이디어를 얻고 있고, 전기에 나와있는 인상깊었던 구절들을 회사 직원들에게 보내 읽도록 했다. 심지어 프레젠테이션 때는 잡스가 즐겨 입던 검은 터틀넥 셔츠를 입고 그가 사용하던 용어까지 모방하고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와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사무실을 둔 소프트웨어업체 토탕고의 CEO 기 니르파즈(39)도 잡스 전기를 사흘만에 독파한 뒤 이 책을 구입해 직원들에게 배포하고 함께 토론까지 했다.
그는 "직원들이 이 책을 읽으면 일하는 자세가 달라지고 제품에 더 집중하게 될 것"이라며 "잡스가 매우 훌륭하지만 까다롭기도 한 것으로 묘사돼 있어 상대적으로 직원들이 자신이 더 부드러운 CEO로 인식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도 했다.
주방용품 전문업체인 컷코의 캐나다 마케팅 자회사인 '벡터마케팅 캐나다'도 사내 커뮤티케이션을 단순화하는 잡스의 스타일을 모방해 경영진에 보내는 이메일 수를 제한했다. 조지아주 매트리스 제조업체 푸어 라텍스블리스의 공동창업주 커트 링(48)도 잡스의 터틀넥 셔츠를 입고 그의 '현실왜곡장(reality distortion field)'을 따라 하고 있다.
'현실왜곡장'이란 잡스가 말하면 말이 되는 것처럼 보이며, 주변 사람들이 그것을 믿게 만든다는 뜻으로 자신의 비전을 직원들에게 설득할 때 이용한 것으로 유명한 화법이다.
전기의 작가인 아이작슨도 경영과 관련해 조언을 듣기를 원하는 많은 기업 경영진들과 경영대학원(MBA) 학생들로부터 엄청난 강연 요청을 받고 있다.
아이작슨은 "잡스를 모방하는 것이 성공으로 이끌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로 인해 당황할 때가 많다"면서 "잡스는 그만의 타고난 재능이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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