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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속 시골' 부암동..예술가와 주민 하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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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속 시골' 부암동..예술가와 주민 하나된다 환기 미술관이 기획한 '부암동 프로젝트'의 지난 23일 오프닝 모습. 작가와 지역민이 함께 행사를 연 데 축하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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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도심 속 시골'이라는 별칭을 지닌 부암동. 서울 사대문 안에서 도롱뇽이 유일하게 서식하고 있는 백사실 계곡이 유명한 이곳은 최근 지역 예술 축제가 붐을 이루고 있다. 특히 부암동에 거주하는 예술인들과 주민들이 서로 교감하고, 마을 문화 담론을 형성해보자는 취지로, 동네사람들이 중심이 돼 예술마을을 찬찬히 모색하고 있는 게 눈길을 끈다.

이러한 부암동 문화운동에는 '환기 미술관'과 '주민자치위원회'가 중심이 돼 활동 중이다. 환기미술관은 지난달 23일부터 오는 6월 17일까지 '부암동 아트프로젝트'를 통해 최근 회고전을 열었던 고(故) 김환기 화백과 부암동에 거주하거나 작업하고 있는 20여명의 작가들을 참여시켜 미술관과 마을 일대에 전시를 펼친다. '미술'을 테마로 주민들과의 호흡을 독려하는 역할은 자치위원회가 주로 담당하게 된다. 위원회는 작가와 관람객과의 만남, 지역주민의 이야기와 삶을 토대로 한 스토리텔링을 작품으로 재탄생시키는 등 주민과 예술인 사이에 다리를 놓는 주요한 기능을 맡게 됐다.

'도심 속 시골' 부암동..예술가와 주민 하나된다 부암동 지도


◆예부터 자연과 예술이 멋스러운 동네, 부암동= 청와대 뒤켠에 자리한 부암동은 최근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 부각되고 있는 명소다. 일본 관광객들의 발걸음도 부쩍 늘어 조용한 부암동이 시끌벅적해지고 있다는 주민 불만도 비춰지고 있다. 젊은이들이 만남의 장소로 인사동이나 삼청동을 주로 찾았다면, 최근 몇 년 새 부암동도 다른 두 곳에 비등한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삼청동과 인사동이 도심과 가까운 개방적인 지형을 띠고 있다면, 부암동은 북악산, 인왕산, 북한산 자락에 둘러싸인 분지형으로 외지에 자리해 생태문화길에 선정될 정도로 빼어난 자연환경을 특징으로 한다.


뿐만 아니라 부암동은 역사적인 건물터가 여럿 있다. 이곳 백사골에 자리한 '백석동천'은 1800년대 도성에 인접해 조성됐던 별서와 관련된 유적이다. 별서란 농사를 지을 수 있게 만든 별장을 뜻한다. 부암동 백석동천은 주변에 흰돌이 많고 경치가 아름답다고 해 붙여진 이름으로, 육각정자와 연못, 사랑채와 안채 등이 건물터가 남아있다.


또 이곳에는 구한말 흥선대원군이 별장으로 사용했던 '석파정'과 인조반정시 광해군의 폐위를 의논하고 칼을 갈아 씻었던 정자 '세검정'이 자리하고 있다.


부암동은 200여개에 달하는 미술관과 120여개의 화랑의 수만큼 '미술'과 인연이 깊은 동네다. 최근 경향이 아니라, 그 인연은 조선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부암동에는 안평대군 이용의 집터인 무계정사가 있다. 안평대군이 무릉도원에서 노닌 꿈을 꾸고, 화가 안견에게 꿈에 본 모습을 그림으로 그려달라고 의뢰했던 곳이기도 하다. 안견은 백련봉에서 부암동으로 내려오는 골짜기인 무계동(武溪洞)을 배경으로 3일 만에 '몽유도원도'를 그렸다고 전해진다. 오는 6월 초 안견기념사업회에서는 몽유도원도 터에서 음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미술인외에도 문인들의 집터도 남아있다. 근현대작가인 '무정'의 저자 이광수와 '운수좋은날'을 쓴 현진건도 이곳에서 살았다. '김덕수 사물놀이패' 단장인 김덕수씨와 판소리 명창 염경애씨도 이곳에 거주한다.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인 노영심씨도 이곳 이웃이었다.


부암동은 최근 소규모 전시장과 공연장은 물로 부암동을 기점으로 작업을 진행하는 화가들이 늘어나면서 지역전체가 문화예술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현재 환기미술관이 진행 중인 부암동 아트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작가 중에는 부암동 거주 작가들이 많다.


환기미술관 20주년을 맞아 기획된 이 프로젝트에 고 김환기 화백의 뉴욕시대 추상작품 7점이 전시된다. 더불어 같은 동에서 거주하는 지니 서 작가의 전시도 볼 수 있다. 이 작가는 싱가포르국립미술관에서 대규모 설치작품을 전시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화여대 조소과 교수이기도 한 김종구 작가도 이곳 주민으로 쇳가루를 이용한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이외에도 이배경 작가는 부암동의 일상적 풍경을 추상적 그래픽으로 영상화 하는 작품을, 박진영 작가는 30년 가까운 시간동안 부암동의 변화모습을 캔버스로 표현해 보여준다.


채 영 환기미술관 전시팀장은 "이번 프로젝트는 미술이 중심이 돼 이뤄지지만 예술인과 주민참여 형식으로 문화담론을 만들고자 기획됐다"면서 "마을의 특색을 담아내고, 조용한 문화적 붐이 되기를 원하는 주민들의 반응을 잘 반영되고 부암동이 생태문화적 마을로 거듭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주민들 마을에 대한 학습, 자부심 높이려 노력"= 조규협 부암동장은 "우리동 주민들이 이웃하는 예술인이나 문화프로그램들이 이렇게 많은 줄 몰라서 주민자치위원회를 중심으로 환기미술관의 프로젝트를 주민들에게 홍보하고 있다"면서 "총선이 끝났으니 이제 본격적인 프로그램이 가동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주민 참여 프로그램은 주민들이 작가들의 작업실을 방문해 작가와 주민들이 함께 작품과 작업, 마을에 대해 대화하는 시간을 갖거나, 환기미술관이 운영하는 주말 예술 교육프로그램으로 주민들에게 부암동의 역사와 문화생태길을 소개하는 답사행사 등이 있다.


부암동이 명소로 부상하자 관광객들의 발길이 잦아지고 있다. 조규협 동장에 따르면 부암동이 '커피프린스 1호점'이나 '내이름은 김삼순' 등 드라마 촬영지가 되면서 일본관광객이 밀려들고 있다. 날씨가 좋은 봄에서 초여름 사이 많게는 하루에 1000명 이상이 다녀간다고 한다.


조 동장은 "명소도 좋지만 주민들이 스스로 일궈나가는 동네가 되도록 돕는 게 더 중요하다"면서 "우리 동의 문화예술 붐과 함께, 조용히 자연을 즐기며 살고 싶어하는 주민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며 주민들 스스로 만들어가는 마을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진희 기자 valer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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