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지난해부터 불기 시작한 고졸채용 바람이 확산되고 있다. 대기업은 물론이고 중소기업과 공직사회에도 고졸채용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경쟁률마저 높아지고 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이 고교 3년생을 대상으로 500명을 선발하는 고졸 공채에 무려 1만4000여명이 몰렸다. 지난 12일부터 26일까지 총 1만4006명이 지원해 경쟁률만 28대 1을 기록했다.
서울시가 지난 19일부터 23일까지 시 7·9급 공무원 임용시험 접수한 결과에서도 올해 처음으로 특성화고·마이스터고 졸업자를 대상으로 한 고졸자 구분모집에서 40명 선발에 189명이 신청, 평균 4.7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서울시 인재기획과 관계자는 "올해 첫 실시된 특성화고 및 마이스터고 졸업자 대상 채용이라 경쟁률이 크게 높지는 않았지만 내년부터는 응시인원이 더 늘어날 것"이라 말했다.
사회 전반적으로 고졸채용을 장려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앞으로 각 기업의 고졸채용의 경쟁률이 더욱 높아질 것이란 분석이다. 올해 상반기 600명의 고졸 공채를 뽑는 삼성에도 지원자가 1만명 넘게 몰릴 것으로 업계에서는 내다보고 있다.
고졸채용은 이명박 대통령이 강한 의지를 가지고 핵심적으로 추진해오고 있던 사안이다. 이 대통령이 지난해 7월 고졸 채용을 장려하는 발언을 잇따라 내놓자 공공기관과 정부부처, 금융권, 대기업 등에서 이에 동참하고 있다.
행안부는 공무원임용령 개정안을 마련해 고교 졸업(예정)자를 일반직 9급으로 중앙과 지방에 걸쳐 올해 300명 선발할 방침이다. 지난 2010년 특성화고 졸업자를 견습기간을 거쳐 기능 9급으로 채용하는 제도가 도입됐지만, 일반직 9급으로 진출할 수 있는 길은 없었다. 앞으로는 고등학교 학과성적이 30% 이내인 졸업(예정)자 중 학교장 추천을 받은 자는 필기시험과 면접을 거쳐 6개월간 견습근무를 한 뒤 일반직 9급으로 채용될 수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최근까지 경기도를 시작으로 경남, 광주, 울산, 경북, 전남, 대전, 충북, 충남 등 전국 9개 시도와 고졸채용 확산을 약속하는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개별 기업으로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국민은행, 농협, SPC, 타타대우, 롯데그룹, 금호아시아나 등이 고졸채용을 약속했고 4월에는 CJ와 대한통운도 동참할 예정이다.
교과부 관계자는 "울산의 경우, 지역 내 대기업들이 대학 등록금을 지원해주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전국에서도 고졸 취업률이 낮은 지역 가운데 하나다"며 "그러나 이번 업무협약에서 현대중공업이 울산 기술교육원에서 우수 고졸인력을 양성하거나 현장 실습 등을 지원할 것을 약속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조민서 기자 sum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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