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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호통경영…삼성이 이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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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복귀 이후 연이어 터진 기업윤리 문제, "구성원 인식부터 바꿔야 자성"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1995년 휴대폰 품질 문제, 2007년 반도체 기술 격차 축소, 2009년 냉장고 폭발 사건, 2011년 6월 삼성테크윈의 내부 부정, 2012년 1월 세탁기, 냉장고, TV, 노트북 등 가전기기 담합, 2012년 3월 삼성전자의 공정위 조사방해 행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크게 화를 냈던 사례다. 과거에는 품질과 기술 문제가 불거졌을 때 크게 화를 냈다면 2010년 경영복귀 이후에는 준법, 윤리 문제에 격노하는 모습으로 달라졌다. 이 회장이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가 달라졌다고도 할 수 있다.

이 회장의 격노와 질책이 이어지던 시기마다 삼성 임직원은 고삐를 다시 죄고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른바 '격노경영'이다.


이 회장은 2년전 경영 복귀 이후 준법, 윤리 경영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한 삼성그룹의 위치가 종전과 다른 만큼 존경받는 회사로 자리잡기 위해 준법, 정도 경영을 중시하고 나선 것이다.

지난 22일 이건희 회장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수원사업장 현장 조사과정에서 벌어진 조직적인 조사방해 행위에 대해 격노하며 "구성원들의 인식부터 바꿔야 한다"고 주문했다.


공정위 조사방해행위를 포함해 이 회장은 경영 복귀 이후 총 세차례에 걸쳐 격노하며 경영진들을 질책했다. 지난 2011년 6월에는 삼성테크윈의 내부 부정을 공개하며 관계자들을 전원 징계했다.


당시 이 회장은 "잘나가던 외국 회사도 조직의 나태와 부정으로 주저앉는 사례가 많다"면서 "전 그룹 구성원들에게 부정을 저지르면 큰일난다는 생각을 심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이 회장은 감사팀을 별도의 독립 조직으로 재편했다.


올해 1월에는 담합 사태에 대해 격노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세탁기, 냉장고, TV, 노트북 등가전 제품 담합으로 인해 과징금 446억원을 부과받았다. 이를 보고 받은 이 회장은 "담합은 명백한 해사행위"라며 계열사들의 담합 근절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이 회장이 경영복귀 후 준법 윤리경영에 강한 질책을 하고 있는 것과 달리 과거에는 초일류 삼성을 일궈내기 위한 품질과 기술 경영에 유난히 집착해왔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1995년의 '휴대폰 화형식'이다. 이 회장은 삼성 휴대폰 불량율이 높다는 보고를 받고 격노했다. 이 회장이 구미사업장에서 150억원어치에 달하는 15만대의 휴대폰을 모아놓고 불을 지른 것은 유명한 일화다.


이후 삼성전자는 1등 품질 경영을 강조하며 휴대폰 시장에 이어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애플과 견줄 수 있는 유일한 스마트폰 업체로 성장했다. 일반 휴대폰 부문서는 부동의 세계 1위 노키아까지 앞설 기세다.


반도체 역시 이 회장의 질책이 있었다. 이 회장은 지난 2007년 반도체 사업부장이던 황창규 사장을 질책했다. 그동안 경쟁사 대비 기술 경쟁력이 1년 이상 차이났는데 하이닉스, 도시바 등의 경쟁사와의 격차가 불과 석달 차이로 좁혀졌기 때문이다.


이 회장의 질책 이후 삼성전자는 반도체 부문의 기술 경쟁력 높이기에 나섰다. 결국 반도체 업계의 치킨게임이 벌어졌고 삼성전자는 경쟁사와의 차이를 더욱 벌렸다. 지금도 1년 이상의 기술 격차는 계속 유지되고 있다.


경영에서 잠시 떠나 있던 2009년에는 언론을 통해 삼성전자 냉장고 폭발사건을 접한 뒤 다시 한번 격노했다. 이 회장은 이런 문제는 공개적으로 푸는게 좋겠다며 나섰고 삼성전자는 창립 40주년 기념식을 하루 앞두고 21만대에 달하는 냉장고를 리콜했다.


삼성 관계자는 "과거 이 회장께서 품질과 기술을 강조하며 '1등 삼성'을 일구어 냈다면 이제는 준법, 정도를 강조하며 윤리경영에 전념하고 있다"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임직원들의 인식 변화로 장기적으로 회사에 도움이 되는 일이 어떤 것인가를 고민하고 불법은 해사 행위라는 것을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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