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상미 기자]우리나라의 직업은 약 2만개, 그 중 부모가 원하고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직업은 고작 20개 남짓이다. 경기 불황과 무한경쟁 등 사회구조적인 문제를 언급하기에 앞서 '직업'에 대한 우리의 상상력은 '고소득'과 '안정'이라는 틀 안에 갇혀 질식당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 책은 직업 선택의 두 가지 절대 기준 대신 자신의 재능과 자질을 살려 '내 일'을 찾아낸 사람들의 이야기다. '장기하와 얼굴들'이 속한 인디음악 기획사 '붕가붕가레코드'의 고건혁 대표는 음악이라는 취미 생활을 직업으로 발전시켰고, 여행을 좋아하는 청년이었던 장영복씨는 여행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신발끈 여행사의 대표가 됐다.
카페에서 진료하는 제네럴닥터의 김승범씨는 의사들이 밟는 과정에서 벗어나 환자와 의료진 모두가 행복한 새로운 의료환경을 만들었고, 대지를 위한 바느질의 이경재 대표는 수천만 원 고가 웨딩드레스 대신 수천 만의 생명을 행복하게 만드는 웨딩드레스를 만들고 있다.
이들의 공통점이 '처음부터 잘났던 엄친아, 엄친딸이 아닐까'하는 의심이 들 때쯤, 이 책은 단호하게 '눈물 젖은 빵 한 점 먹어본 적 없는 이들은 인터뷰 대상에서 제외됐다'고 말한다. 이 책에 등장하는 15명의 멘토들은 '머리가 뽀개질 정도'로 자신이 누구인가에 대해 고민하고 실패와 좌절을 겪으면서 지금의 일을 찾아낸 사람들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멘토들은 "젊었을 때는 누군가의 기대를 충족시키려고 눈치 보지 않아도 된다"고 조언하면서 자신의 재능과 자질을 살려 도전할 수 있는 일이 무궁무진하다는 점을 일깨운다. 돈을 벌지 않으면 안 된다고 겁주는 세상을 향해, 아직도 공무원이나 대기업 취직만을 권유하는 부모님을 향해 자신만의 재능을 도구 삼아 맞서라고 격려하는 이 책은 '내 일'을 만드는 법을 고민하는 청년에게 유용한 직업 찾기 매뉴얼이다.
내일을 부탁해/함께일하는재단 지음/청어람미디어/1만3800원
이상미 기자 ysm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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